세상에 읽지 못할 책은 없다 - 평범한 대학생을 메이지대 교수로 만든 독서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임해성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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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읽지 못할 책이란 없다’는 말은, ‘어떤 책이든 읽을 수 있다’는 이야기로 바꿀 수 있다. 어느 정도 독서습관이 잡힌 ‘매일독자’에게는 크게 새로울 내용은 없었으나, 내용을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쌓아가는 사이토 다카시의 구조력이 돋보였다.

“핵심은 두 가지다.

* 하나는 책 읽기를 즐기라는 것이다. 독서는 수행이 아니다. 특히 이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 책 읽기는 숙제나 프로젝트 같은 게 아니다. 업무상 참고하려고, 또는 역량 강화를 위해 책을 읽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개는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독서를 한다. 호기심의 강도는 높을수록 좋다. 어떤 계기로 ‘좀 더 알고 싶다’는 대상이 나타나면 굳이 주저할 이유가 없다. 10권이든, 20권이든 궁금증이 풀릴 때까지 관련 책을 읽으면 된다. 이런 왕성한 호기심이 독서의 원동력이다. 어떤 책이든 부담 없이 술술 읽는 게 가능해진다면 독서 욕구가 더욱 커질 것이다.

* 또 하나는 양(量)을 늘리는 것이다. 나는 이 책에서 장서 1,000권을 목표로 하라고 제안할 것이다. 벽 한쪽 면을 책으로 채우면 된다. 얼핏 많아 보이지만 그렇지도 않다. 방에 책장이 아예 없거나 몇 권 꽂혀 있지 않다면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습관만 들이면 어느새 꽂을 곳이 없어질 것이다. 내가 권하는 방법으로 독서를 하게 되면 500권 정도까지는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다. 거기까지 다다랐다면 그 다음은 더 수월하다. 이내 1,000권까지 읽을 수 있다. 여기까지 왔다면 지식이 많이 쌓였을 뿐 아니라 감정 또는 가치관에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세상에 대한 견해와 자신의 인생이 바뀔지도 모른다. 그것이 바로 독서의 묘미다.”

사이토 다카시의 이야기 중 내게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발췌독’에 대한 내용.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완독의 부담감을 버리고, 마음껏 읽고 싶은 부분만 읽을 것. 지루한 내용은 훌훌 넘기고, 이해 안 되는 부분은 상상해도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늘 내가 해오던 방법, 다만 이에 늘 패배의식과 죄악감을 가졌을 뿐. 나는 이 마음으로 어려운 책을 두 번 세 번 읽어왔다. 물론 그렇게 못한 책도 많지만, 『티마이오스』,『소피스테스』,『파르데미데스의 세계』,『야전과 영원』같은 책들 말이다.

책에 대한 책을 읽을 때마다 묻는다. “내게 책이란 무엇인가, 무엇이기에 매일 읽지 않으면 못 견디는가? 왜 어려운 책이어도 끝까지 붙들지 않으면 못 견디는가? 왜 그렇게 어려운 책을 이해하고만 싶은가?” 아무리 물어보아도 명쾌한 답은 안 나온다. 내게 예민과 슬픔과 우울이 그렇듯 ‘DNA’의 문제라는 것 밖에. 어제도 읽었고 오늘도 읽는다, 내일도 읽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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