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약속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잘 만들었다, 이 트레일러. 페이스북에서 이 책 소개를 보고 나서 며칠간 애가 닳았다. 너무 궁금하고 궁금한데 온 동네 도서관을 검색해도 모두 ‘예약중’ 이다.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교보문고로 달려갔다. 그리고... ㅠㅠ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죄송합니다) 책 뒷쪽을 넘겨보니 이미 초판 10쇄, 나까지 꼭 안 사도 되는 거라고 굳이 합리화한다.

이 엄청난 도입부에 관심이 안 쏠릴 수는 없다. 그래서 읽고 싶었으나... 중반부 이후로 갈수록 보통의 일본 추리소설만큼의 분량과 전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약간의 긴장감, ‘적당한’ 반전과 마무리다. 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 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너무나 미약한 책 (;ㅁ;)이 솔직한 나의 평가다.

굳이 이 책의 매력을 하나 꼽자면 ‘좋은 사람’에 대한 호의적 표현을 담았다는 것. 주인공 사토시는 과거의 나쁜 시절을 감추고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실제로 한 사람을 구한다. 동업자 오치아이도 절제할 줄 알고 일을 잘 하고 성실한 친절한 사람으로 나온다. 점장을 사모하는 성실한 메구미, 불량소년이었으나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고헤이, 그리고 너무나 착하기 그지없는 여자 히데미까지. 각자가 가진 슬픈 과거를 딛고 이제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나라도 더 좋은 일을 하려고 힘쓴다.

보통 추리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잔혹한 묘사는 아주 적다. 꽤 읽기 편안한 책이다. 누군가는 광고홍보의 힘에 힘입어 마구 팔아제끼는, 책값이 아까운 책으로 볼 수도 있으나 물론 나는 할 말이 없다. 두 시간동안 그는 내게 큰 즐거움을 주었으니, 무슨 불만이 있겠는가. 게다가 나는 이런 치밀한 글을 쓸 수 없으므로 야쿠마루 가쿠가 존경스럽다. 얽히고 설키는 추리소설을 쓸 수 있는 사람(유형?)들의 머릿속이 궁금하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잘 정리된 지식상자가 굵고 가는 실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2AZjY5PGP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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