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이충호 만화 삼국지 1 - 난세에 태어나다 황석영.이충호 만화 삼국지 1
황석영 지음, 이충호 그림, 김태관 각색 / 문학동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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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만화 삼국지가 나왔다고 한다, 그것도 문학동네에서. 황석영의 글과 이충호의 그림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애니북스도 아니고 문학동네 타이틀을 달고 나왔다는 데 무작정 신뢰가 갔다. 만화 전문 임프린트도 있는데 문학 전문 출판사 이름으로 만화책을 냈다는 건 그만큼 개정판 퀄리티에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다. 안 읽어볼 수가 없다.
 
새로이 만화 삼국지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들 때 요코야마 미쓰테루의 전략 삼국지가 떠오르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물론 일대일로 비교할 수는 없다. 이충호의 15 권짜리 전집과 요코야마 미쓰테루의 60권짜리 대작은 디테일의 차이가 없을 수 없기 때문에. 다만 한때 만화가를 꿈꾸었던 전공자로써, 중학생 눈높이를 나름 알고 있는 직업인으로써 몇 마디를 얹자면 이번 삼국지는 꽤 괜찮다.
 
무엇보다 컬러다, 그림이 시원시원하다. 그림에 강약이 있어 한눈에 쏙 들어온다. 황석영의 글은 만화로 연출할 때 재구성할 터라 잘 모르겠지만 이충호의 그림은 요즘 애들 취향에 꼭 맞다. 이미 소년 만화에서 안정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가를 섭외해 친밀한 작화를 제공한다. 소년 만화에서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인체 과장법이 부자연스럽지 않다. 미안하지만 미쓰테루의 그림은 부자연스러운 왜곡과 부적절한 인체 표현이 무척 많았던 기억이 있다. 게다가 잔인한 표현도 있었다는 걸 숨길 수 없겠다. (좋은 말로 하면 지나치게 디테일이 뛰어났다.) 배경 처리도 부자연스러운 데가 없다. 물론 컴퓨터 그래픽 페인팅 덕이겠지만 정확한 원근법이다. 필요할 때마다 중간중간 나오는 지도는 이해에 편리하다. 만화만의 장점이다. 그리고 15권이면 딱 알맞다. 너무 권수가 많지 않아서도 맘에 든다.
 
술술 넘어간 컬러풀한 만화 페이지도 만족스러웠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권말 부록이 압권이었다. 연표와 인물 스토리로 정리한 삼국지 이야기. 역시 비주얼 차트는 중요하다. 레이아웃도 단정하고 가독성과 판독성도 뛰어나다. 좋은 말인지 나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록은 학습교재 같아서 공부하기에 딱 맞다. 이 말은 만화를 먼저 본 후, 정본 삼국지를 글로 읽기 적절하다는 말이다.
 
, 세상이 점점 좋아진다. 국민학생 때 누런 이문열 삼국지를 꾸역꾸역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지도며 인물관계며 머리에 남는 게 별로 없었다. 특히 지도. 인물은 자꾸 뒤섞였고. 근데 이 만화는 이미지로 먼저 뇌리에 도장 찍으니 짱짱맨이다. 요즘 애들은 얼마나 좋은가. 이런데도 책을 안 읽는단 말인가! 학생용이지만 정말 탐나는 만화 삼국지다. 그러니 얘들아 책좀 읽어라 책좀. 책 좀 읽어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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