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미술관 - 사랑하고 싶은 그대를 위한 아주 특별한 전람회
이케가미 히데히로 지음, 김윤정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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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보고 알았어야 했다이번 책도 나와 잘 안 맞을 거라는 걸잔혹미술사관능미술사등을 쓴 이케가미 히데히로가 그다이상하게도 일본 사람들이 쓴 서양미술책이 나와 잘 안 맞는다그들은 넓게 보기보다 좁고 깊게 파고들어간다신기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놀랄 만큼 기괴한 이야기도 일본의 미술사학자를 통해 꼭 듣게 된다
 
책의 초반부는 솔직히 지루했다주로 유명 명화를 중심으로 다루어 설명한 앞부분은 나름 미술책을 읽어온 내게 새로울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카미유 클로델과 로맹피카소와 그의 연인들에 대한 이야기제우스의 바람기큐피트와 아프로디테와 마르스아폴론과 다픈에 이야기는 하품이 나올 정도였다솔직히 이쯤에서 덮을까 싶었을 정도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이 작가의 진가(眞價)가 드러난다이 책에서의 사랑은 Emotion 이기도 하지만 Making Love이기도 했다곧이어 사랑의 사회적 모습법률적 인정과 모양새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그는 구애와 약혼결혼이혼과 사별이성애와 동성애 등 사랑의 각양 모양새를 파고들어 서술한다이제야 처음 보는 이미지들이 등장한다중세 수고본(手稿本및 타피스트리푸셀리의 수채화미켈란젤로의 스케치로마 에트루리아 미술관의 부부 석관크리스토프 솔라리의 <루도비코 스포르차와 베아트리체 데스테의 모뉴멘트(부부 석관)> 등은 처음 보는 그림이었다
 
그림을 보는 데에는 지식이 필요없다그러나 그림을 좋아하게 되면 지식을 갈구하게 된다전공자가 아니라도 미술책을 찾아 읽으면 원하는 만큼 그림을 볼 수 있는뒷받침이 가능한 지식을 쌓게 된다이케가미 히데히로의 사랑의 미술관은 그런 면에서 사랑이란 매력 포인트로 그림에 관심있는 이들을 매혹한다특히 사랑의 모습은 누구게에나 한 두 페이지씩은 걸쳐있지 않은가사랑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감정과 행동이 없다이 책은 하얀 플라토닉 러브부터 새빨간 육욕의 사랑까지 세세히 다룬다사랑에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는 대부분의 인간을 유혹하기에 딱 알맞다기묘하게 살아 있는 저자의 글이 꿈틀거리며 일어선다내 불편함은 분명 여기서 기인했을 것이다일종의 열등감일 수도 있는사랑을 잘 모르는 자신 때문에어찌했거나 이 책은 좁고 깊이 파고들어간다는 면에서 정확하다. ‘사랑이라는 말을 쓸만한 책이었다표지그림으로 등장한 하예즈의 걸작 <키스>가 하예즈의 (대부분 못 그린그림들을 지워버린 것처럼사랑은 모든 것을 밟고 일어나 그것만으로 빛난다사랑은 승리다나 같은 인간에게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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