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루미의 좌충우돌 자음과모음 인턴기 :D
Q. 조판이 무엇인지 간략하게 설명해주세요.
작가가 보낸 원고가 텍스트로 들어오면,
책으로 만들기 위해 모양내는 작업을 저희 디자인팀이 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책 모양에 맞게 맞추는거죠.
다시 말해, 조판이란 원고를 판에 앉히는 것을 말해요.
Q. 어떤 프로그램이 사용되나요?
예전에는 쿽 익스프레스라는 프로그램이 많이 쓰였어요. 맥을 이용한 프로그램이죠.
쿽은 초창기 전자출판이 시작될 때부터 쓰였으니 굉장히 오랫동안 쓰이고 있는 거예요.
요즘에는 어도비사(社)에서 나온 인디자인이 많이 쓰여요.
호환문제나 가격 때문에 쿽보다 선호하는 편이죠.
대체로 쿽과 인디자인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쿽과 인디자인이 책을 만드는데 쓰이는 프로그램이라면,
이미지 작업 하는 프로그램에는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가 있겠네요^^
Q. 편집부에서 들어오는 원고가 어떻게 조판이 되는지, 조판의 대략적인 과정이 궁금합니다.
편집디자인이란 원고를 책의 성격에 맞게 만드는 것을 말해요.
디자인은 모양을 내는거잖아요? 그러니까 아동물이나 청소년물, 성인물에 따라 다르죠.
또 장르에 따라 다르기도 해요. 동화, 인문서, 문학서 등으로 나눌 수 있죠.
각 원고 성격에 맞을만한 모양을 만들고, 그 모양에 원고를 넣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편집부로부터 원고검토서를 받으면 그것을 바탕으로 회의가 진행되요.
그 결과에 따라 본문 시안이 잡히죠. 여기에는 내지나 표지 디자인 등이 포함됩니다.
편집자와의 의견 조율을 거친 후 만들어진 시안에 원고를 조판하는거예요.
글자 폰트 크기, 서체의 종류, 행간, 자간, 면주(쪽표제)의 모양, 이미지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해요.
그렇게 잡힌 시안으로 샘플 원고가 만들어지면,
다시 그것을 토대로 해서 원고를 집어넣는 것이 조판이지요.
<교정지를 가지고 조판하시는 모습>
구성에는 통일성을 기해야 하기 때문에 샘플을 잡은 후에 적용하는거예요.
본문 포맷의 경우 여러가지가 중요하겠지만, 그 중 가독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요.
책의 본문은 잘 읽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표지의 경우 보다 여러가지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창의성과 독창성을 고려하면서, 책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해요.
또 서점에서 눈에 잘 띄게 하기 위해서는 마케팅적인 면도 고려해야 하죠.
보통 책 표지라고 부르는 부분을 '표1'이라고 해요.
그 표1의 시안을 2, 3개 정도 내면 사장님이나 주간님, 편집자와의
의견 조율을 거쳐 최종적인 표1, 표지가 나오게 되죠.
표1이 결정되고 나면 펼침면 작업에 들어갑니다.
(펼침면은 책 표지의 날개까지 모두 길게 편 겉표지 전체를 이야기합니다.
혹시나 이해가 안 되시는 분이 계실까 해서 친절한 이루미 사진 한 장 나갑니다 )
<구병모, 『고의는 아니지만』 겉표지 펼침면>
예전에는 디자인을 마친 후에 필름을 출력해야 하는 과정에 필요했는데,
최근에는 CTP로 만들면서 그 중간 과정이 생략됐어요.
데이터를 PDF로 만들어서 바로 인쇄가 가능한 판으로 만드는 것이 CTP예요.
기본적으로 교정은 삼교를 거치는데, 보통은 그때 표지 작업에 들어가요.
표지를 미리 만드는 경우도 있어요. 이러한 경우에는 표지로 마케팅 논의가 가능해요.
흥미를 유발해서 미리 선전이 가능한거죠.
삼교를 거친 후에 출력하기 위해 최종 PDF단계에 들어가요.
그 과정에서 또 디자이너와 편집자간의 의견 조율이 필요하죠.
최종적으로 확정이 되면 인쇄소에서 인쇄기를 돌리게 되고,
비로소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내지 작업 하시는 중, 아래에 네모난 타블렛도 보이네요^^>
Q. 이미지의 레이아웃은 누가 어떻게 정하나요?
대부분의 모든 작업은 디자이너와 편집자가 회의를 거쳐 진행되요.
레이아웃을 정하는 것 역시 예외가 아니죠.
타 서적을 참고하기도 하는데, 대상층이나 원고의 성격에 따라 달라요.
예를 들어, 시원시원한 느낌의 그림을 본문에 넣을 경우에는
크게 들어가는 것이 좋지요. 여백을 넣어서요.
또 학습만화 같은 경우 사진이 꼭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그 경우에도 위치라든지 크기를 편집자와 상의한 후 넣습니다.
디자이너와 편집자는 대화를 상당히 많이 하는 편이예요.
소통이 중요하죠.
북 디자이너의 경우 텍스트에 대한 이해를 잘 하고 있어야 해요.
또 책을 많이 읽어야 할 필요가 있죠.
편집자와 디자이너 사이에 적극적인 이해가 가능해야 좋은 책이 나올 수 있는 거예요.
표지의 경우에도 편집자가 바라는 바가 있다면 디자이너와 계속해서 소통해야
편집자의 마음에도 들고, 책의 내용이나 분위기를 잘 나타낼 수 있는 표지가 나오는거죠.
디자이너는 책이 나타내고자 하는 바, 색깔을 잘 드러내는 역할을 맡고있다고 생각해요.
Q. 편집조판이 편집의 마지막 단계라고 알고 있습니다.
디자인팀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음 .. (웃음)
애로사항이라면 시간에 쫓길 때나 컨펌에 대한 압박에 시달릴 때를 들 수 있겠네요.
내 생각과 편집자나 최종 결정을 내리는 사람 사이의 생각이 달라
합의점이 나오지 않을 때도 힘든 것 같아요.
또 시안이 통과되지 않을 때 역시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죠.
북디자인, 편집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창의력과 개성, 독창성을 모두 요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계속 내야 한다는 압박이 있죠.
또한 편집자를 비롯한 타인과 소통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지요.
디자인팀에서 책만 만드는 것은 아니예요.
신문광고 같은 지면광고를 위한 광고 작업도 해야하고,
온라인 서점의 이벤트 페이지 작업도 맡아야 하죠.
또 마케팅 사은품으로 드리는 엽서나 부채의 디자인과 같은 소소한 작업도 많아요.
그러니까 단순히 책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책과 관련된 후속작업이 많다고 할 수 있죠.
<온라인서점 이벤트 페이지를 만들고 계시네요!>
우왕
정말 많은 말씀을 해주셨죠?
저도 디자인 영역으로는 문외한이라 배현정 대리님을 인터뷰 하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배현정 대리님 역시 소통의 중요성을 역설하셨는데요,
책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어떤 영역에서든 소통의 힘이 매우 큰 것 같아요.
더불어 인터뷰를 통해 편집디자이너분들이 굉장히 여러 방면에서
힘써주시고 계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
오늘은 사무실 분위기가 대체적으로 참 밝아요.
만면에 미소를 띠고 계신 분들도 더러 뵐 수 있어요.
이유인즉슨, 오늘이 자음과모음 출판사 월급날이기 때문이지요
안 그래도 오늘 퇴근 후에, 인턴으로 입사 후 처음으로
홍대라이프(?)를 제대로 즐기기로 했는데 ... +_+
오늘 빚 내서 놀 일은 없길 바라면서 인턴기를 마치겠습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 다음주에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