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 9.11 이후 달라진 세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슬라보예 지젝, 지금 그를 읽는다는 것은 미래를 읽는 것이다! 지젝 자신이 공언하 바 있지만 그는 계몽주의자이다. 계몽주의에 대한 백과사전의 정의는 이성의 힘과 인류의 무한한 진보를 믿으며 현존 질서를 타파하고 사회를 개혁하려는 데 목적을 두었던 시대적인 사조인데 현존 질서를 타파하고 사회를 개혁하려는 데 목적을 둔 사조정도로 재정의하면 그의 사상에도 부합한다. 지젝이 자주 인용한 베케트의 한 구절이 "다시 시도하라. 또 실패하라. 더 낫게 실패하라" 이기 때문이다. 공산주의, 흔히 말하는 현실 사회주의는 실패했다. 하지마 그래서 결론은 자본주의다가 아니라 다시 시도하라이다. 왜 굳이 다시 시도해야 하는가? 자본주의가 재난적 파국으로 몰고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우리의 선택지는 종말론적이다. 하지만 나날이 미국을 닮아가는 닮지 못해서 안달인 한국은 어떤가? 이제 걸음을 떼기 전에, 발 딛고 있는 현실이 그렇다. 그러니 미국이 한국이고 한국이 미국이다. 미국이 세계고 세계가 우리다. 이 세계는 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의 표지 이미지를 빌리자면, 지금 추락 중이다. 지젝은 그것이 지난 첫 10년의 교훈이라고 말한다. 어때서 그런 교훈이 도출될 수 밖에 없으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하지 않은가.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시인은 노래했다. 빗대어 말하자면 우리가 스스로를 구제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