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 88만원세대 새판짜기
우석훈 지음 / 레디앙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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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고독한 우리.
필자가 군 생활 시절, 절친한 친구에게 책을 선물 받았었다. 그것은 《88만원 세대》.
책 속에 담긴 내용은 당시 2007년을 살고 있는 20대를 들추어냈다.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가벗겨진 기분이랄까. 불편하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이었으리라.
그리고 2009년, 2년 만에 나온 사회. 여전히 그들은 아니, 우리들은 《88만원 세대》를 벗어나지 못했고 오히려 그보다 훨씬 더 비참하고 비루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신입직원의 연봉삭감, 행정인턴제 실시, 등록금 상환정책…. 토익책은 그대로였고 냉소는 더 심해졌다.
그런데 그 책의 결론이 뭐였더라? 문득 다시 펼쳐본 《88만원 세대》. 책을 다시 펼쳐보았지만 뚜렷한 대안이나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분명 대한민국의 비정상적인 성장 방향, 그 안에서 갈피 못 잡는 20대들을 처절할 정도로 분석은 해 놓았지만 그래서 뭐 어떻게 하자는 건지는 없었다.
그래서 우석훈 박사는 2년 만에 이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 쫄지 마, 안 죽어!
우석훈 박사는 이제 적극적으로 방향을 제시한다. 그 전에 그는 우리에게 호소한다.
“20대들아, 제발 쫄지 마, 안 죽어!”
우리들이 무엇을 하기 전에 전제조건이 되어야하는 건 경력이나 스펙 따위가 아닌 ‘쫄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어서 빨리 신자유주의의 동굴에서 벗어나오길 촉구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중요한 덕목으로 저자는 ‘믿음’을 말한다.
이미 내면화 되고 일상화 되어버린 신자유주의에 대한 공포, 이 공포의 변종은 불신으로 나타난다. 바로 옆에 있는 친구조차 믿지 못하는 신뢰가 깨져버린 관계. 이런 관계가 되어버리면 저자가 말하는 혁명인 진(陣)을 짤 수가 없기 때문이다.

● 20대 권리선언문? 엄마가 써줘야 돼?
20대들의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누가 앞장서야할까? 우리의 든든한 엄마아빠인가, 아님 이제 막 20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앞 세대 활동가들인가. 그 누구의 도움도 20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해 줄 수 없다. 저자는 이런 대리인이 아닌 당사자들이 나서는 당사자 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힘줘 말한다.
그리고 당사자 운동 방안으로 진(陣)짜는 법을 제시한다. 20대들이 모인 시민단체를 직접 조직한다거나, 기초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한다든가, 2인 이상이면 만들 수 있는 편의점노조의 실현 가능성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기본적으로 노동권, 주거권, 보건권, 교육권을 토대로 하는 20대 권리선언문을 제안한다.
오, 구체적이다. 그런데 정말 우리가 ‘혁명’을 이룰 수 있을까?

● 가슴이 뜨거워진다면…. 친구야 같이 갈래?
우석훈 박사는 어떤 방식으로든 20대들은 움직일 거라 믿고 있다. 아니 확신한다. 그 전제로, 현실은 2006년과 다름없지만 아니, 오히려 더 비참해졌지만 확실히 달라진 20대의 문제의식으로부터 비롯된다.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권 출범 이후 20대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국민이 ‘이건 아니라는’ 인식을 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한국의 20대 특히 대학생들은 아직 출구나 돌파구를 찾지는 못했지만, 출구나 돌파구를 뚫으려는 에너지만큼은 지구를 삼켜 버리고도 남을 정도로 가슴속에 들끓고 있으며, 이 에너지가 혁명 자체든, 혁명에 버금가는 변화든, 누구도 상상 못했던 방향으로 돌출될 것”이라고.

당신은 ‘혁명’이란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혁명’은 단어 자체만으로도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좁은 방안에서 아직도 망설이고 있다면 수줍지만 먼저 다가가 말을 걸어 보는 건 어떨까. 결국엔 우리들 스스로가 움직여야하는 문제다. 아직 꺼지지 않은 작은 불씨를 친구와 함께 살려보려는 시도, 충분히 가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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