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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눈의 물고기
사토 다카코 지음, 김신혜 옮김 / 뜨인돌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원래 나는 10대의 성장에 관한 소설을 좋아한다.. 모든 일에 미숙하고, 사람들과도 쉽사리 친해지지 못하고 자신있게 자신을 표현하지도 못했던 나의 모습들을 그곳에서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성장소설을 읽으며 나만 그러지 않음을 확인하며 자신에게 면죄부를 준다고 해야 할까. 그러면서도 어떤 사건을 계기로 뛰어오르는 주인공들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고..
이 소설의 남자주인공 기지마에게서도 내 모습의 한 부분을 찾아냈다. 모든 열심히 하지 않는 기지마.. 진지하게 자기를 걸고 무슨 일을 하면 그 결과가 나오고 그러면 자신의 한계가 어딘지를 알게 되고 그 한계가 맞닥뜨리게 되는 게 두려웠던 것이다. 그래서 뭔가 대충대충하고 잘 안 되면 뭐 그럴수도 있지 하고 웃어버리면 되는... 그러면서도 마음 한켠에 깊은 패배감을 간직한 그런 모습...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남다른 마음으로 읽어내려갔다. 언젠가 날아오를 힘을 갖기를 소망하며..
그런 기지마에게 여자아이가 다가온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기지마가 그 여자아이의 뎃생을 그리게 된 것이다... 차츰 여자아이를 그려가면서 기지마는 진지함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자신을 용서할 수 있는 용기를 배우게 된다. 그러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리라...
뒷부분부터는 기지마가 자신의 그림 속의 여자아이를 좋아하게 되는 과정들이 아주 생생하게 그려진다.. 고백하는 장면에선 나도 모르게.. 외쳤다. "아~ 나도 연애하고 싶다." 가뜩이나 겨울이라 옆구리가 겁나게 시린데.... 오랫만에 만난 아주 맘에 드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