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사랑의 실험
신형철 지음 / 마음산책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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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 석자와 함께

나의 절대적인 사람에게, 로 시작되는 책을 선물받으면 어떤 기분일까

 

이 책의 첫장은 마치 내가 그런 프로포즈를 받은 것마냥,

설레이는 마음으로 넘겼고

두번째장은 감탄으로,

아쉬움에 책의 모서리를 만지작거리다가 마지막장을 덮었다

 

신형철은 『몰락의 에티카』라는 비평집부터 팬이었는데,

『느낌의 공동체』라는 산문집에서 그가 세상을 보는 눈이 참 좋았다

그렇게 신형철은 나에게 또 한 사람의 믿고읽는 저자가 되었다

이번 책은 간단히 말해 저자의 말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영화와 관련된 그의 스토리텔링이다

그가 절대적인 사람과 함께 보고 이야기했던 많은 후일담들을

마치 훔쳐듣는 것만 같아 읽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설레는 부분들은 역시나, 사랑에 관한 정의들이었다

 

 

사랑이 실패한 것은 내가 타자를 몰랐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나 자신을 몰랐기 때문이라는 것,

진정한 문제는 지금 타자를 잃어버렸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내가 나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아왔다는 것에 있음을 알게된다.

이별은 이렇게 독이면서 약이다.

 

 

신형철의 스토리텔링은 여느 영화에세이나 영화평론과는 사뭇 다르다

마치 '영화 스토리텔링'이라는 신형철의 장르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영화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도,

그렇다고 영화를 보는 감상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그가 말하는 영화 속의 세상은, 마치 삶의 여러가지 단면은 보는 듯 하다

내 지인 중에 이런 사람이 있었어,로 시작되는 이야기들.

이 책은 마치 익숙한 사람에게 전해듣는,

얼굴도 모르는 낯선 이들의 이야기를 편안한 높낮이의 목소리로 듣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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