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헤어웨어 이야기 - 신화에서 대중문화까지
원종훈.김영휴 지음 / 아마존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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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머리를 감고 젖은 머리카락을 말릴 때면 짧게 자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감기도, 말리기도 쉽고 얼마나 편할까? 지인을 만날 때면, 머리를 좀 짧게 잘라볼까? 물어보기도 한다. 그리고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다. '아니, 긴 게 더 예뻐." 몇년 째 같은 고민을 하면서도 자르지 않는 것을 보면 긴머리가 가진 매력이 대단한가보다.


그저 호기심에 읽었을 뿐인데, '세계 헤어웨어 이야기'를 통해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산책을 할 때면 어쩜 우리 동네에 이렇게 많은 미용실이 있을까? 놀랍기도 하고, 헷갈리기만 하던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주인공들이 담긴 유명한 그림들을 감상할 때도 헤어 스타일을 염두에 두고 바라보게 되었다. 그동안 눈 앞에 있어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내 눈을 뜨게 한 것이다.


그러고보니 나도 어릴 때는 매일 머리 스타일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던 것 같다. 스트레이트를 직접 해본다고 하다가 머리를 끊어먹기도 하고, 구불구불 어른스러운 웨이브를 상상하며 미용실에 들어섰다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금밤 풀려버린 거울 속 내 모습을 보며 실망을 했던 기억도 났다. 앞머리를 내보면 어떨까? 싶어서 앞머리 가발을 사보기도 하고, 어플로 머리 색을 자유롭게 바꿔가며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모습이 무엇인지 요리죠리 살펴보기도 했다. 그러다 결국에는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내 모습에 마음을 비우고 몇년 동안 기른 생머리를 백혈병에 걸린 아이들을 위해 기부를 하기도 했다. 책에 의하면 아름다움을 탐하는 나는 매우 정상적인 것이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역사적인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며 위안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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