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언어 성장, 프랑스어 초중급
배진희 지음 / 언어평등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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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갔었다.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프랑스어를 선택하고, 이과임에도 불구하고 안봐도 되는 수능 5교시 제2 외국어 영역 때 프랑스어를 선택해서 꾸역꾸역 보고 나오고, 대학교에 가서도 교양 수업을 들으며 놓지 못했던 프랑스어였다.


프랑스 파리. 그곳에는 낭만이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서른이 넘었을 무렵, 회사의 출장 전에 미리 일주일 큰 마음을 먹고 날아갔다. 현실에 필요한 업무와 다른 언어들을 공부하느라 프랑스어는 이미 내 머리와 입에서 먼 곳으로 떠나 있었고 매일 위험 지역이니 조심하라고 대사관에서 메세지를 보내왔지만, 프랑스에는 역시 그 곳만의 분위기와 낭만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프랑스어를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내가 아는 프랑스어는 내 머리와 입속을 맴돌 뿐이었고, 나는 긴 침묵 속에 짧은 영어와 현재에 사는 한국인 유학생의 도움으로 내게 필요한 쇼핑을 했을 뿐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나의 미래에는 프랑스어로 자연스럽게 현지에 어울리는 파리지앵의 모습이 있었다. 하지만, 그 미래에 도착한 나는 벙어리였다.


그래서 프랑스어를 다시 배우고 싶었다. '단단한 언어 성장 프랑스어 초중급'은 책이 두꺼워서 좋다. 고급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중급까지면 된다. 코로나로 해외 여행에 대한 열망이 최고조에 이른 지금 이 시점은 바로 외국어를 통해 대리 만족을 할 때인 것이다. 외국어 서적에 맞게 MP3로 들으며 말하기를 연습할 수 있다. 여러번 문을 두드렸지만 잘 열리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로의 문을 열고 한 발짝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이 책에 들어 있었다. 이제 와서 프랑스어를 배운다고 내 인생이 얼마나 달라질지 싶지만, 어린 시절의 나를 위해 나는 이 책을 펼쳐들었다. 멋진 미래를 꿈꾸며 하루하루를 지탱하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멋진 모습의 나를 선물해주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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