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공감 안 되는 거였어? - 현직 대중문화 기자의 ‘프로 불편러’ 르포, 2021 청소년 북토큰 선정도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1년 세종도서 하반기 교양부문 선정作 파랑새 영어덜트 2
이은호 지음, 김학수 그림 / 파랑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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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로 얻는 간접 경험은 실제 경험보다 나을 때가 있다.

내가 직접 경험할 때는 느낄 수 없었던 타인의 감정이나 관점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가난한 자들의 정신병원'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슬프거나 위로가 필요할 때, 외로움을 달래고 싶을 때 얻을 수 있는 위안은 고달픈 삶을 견디기에 영화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나만 공감 안 되는 거였어?'는 주로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보며 느꼈던 작가의 불편함을 담았다. 아직 보지 못한 영화들도 있었지만, 대략적인 줄거리와 상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무리 없이 작가의 시선을 따라갈 수 있었다. 


나도 종종 TV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보며 불편해질 때가 있다.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짜여진 스토리를 이어나가기 위해 애쓰는 장면들이 조금은 억지스러울만큼 현실과의 괴리감을 느낄 때도 있다. 사람들의 공감과 인기를 자아내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장면에서 눈쌀을 찌뿌렸던 기억도 났다.


책을 읽으며 현실의 생각을 덜어내기 위한 도피처로 선택하는 영상들이 나에게 잘못된 편견과 인식을 안겨줄 수 있다는 자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 없이 보다가 나에게 전달되는 메세지들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또 무의식적으로 따라했던 적은 없었는지 돌이켜보게 되었다.


책과 영화를 보는 것이 효율적인 간접 경험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면 가장 비효율적인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발로 뛰고, 직접 물어보며 보내는 시간이 나를 더욱 더 나답게 만들고 성장시킨다. 내가 마주하는 현실은 오롯이 나만의 것이고, 내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판단의 근거가 된다. 내가 직접 경험한 것만큼 값진 것은 없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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