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규정 선생님의 아주 친절한 감정수업
함규정 지음, 이주희 그림 / 글담어린이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몇일 전... 유난히 아들의 표정이 우울해 보였다.

힘없이 내게로 와서 하는 말... 오랫만에 아빠,엄마랑 함께 자고 싶단다.

이유인 즉, 월곡동이 그리워서... 친구들이 그리워서...

다시 2014년 봄으로 돌아가고 싶단다. 그러면  4학년 1학기를 다시 시작하고, 후회없이 보내고 올거라고...

 

10년을 사는 동안 골목골목이 익숙해지고, 몇동 몇호에 어느 친구가 사는지 꿰뚫고 있었던 익숙한 동네...

그런 익숙함을 떠나 ​새로운 환경, 새로운 친구, 새로운 선생님과 지낸지 한달...

신규아파트 단지라 아들내미 반은 2학기 전학생들만으로 꾸려진 반이다.

그래서 그런지 담임선생님께서는 매일 아침 아이들의 기분을 체크하신단다.

'낯선 환경에서 적응해 가는 아이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일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었다.

학부모 총회때 안 사실...  감정코치지도사 자격증을 소지하신 담임선생님이시라는거...

그 후로  감정코치에 대한 관심도가 급 상승하게 되었다.

선생님께서도 매일 아침 아이들의 감정을 체크하시며 ​신경을 쓰고 계시는데,

정작 부모란 이름의 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는거... 참 창피한 노릇이다.

오늘은 어떤일로 행복했는지, 혹시 어떤 일로 우울했는지, 그런건 물어볼 생각도 않고

 

아침에 일어나면 밥차려주고, 빨리 학교가라 하고, 준비물 다 챙겼는지 물어보고, 잘다녀오라 인사해주고,

저녁에 오면 숙제는 다 했는지, 학원은 다녀왔는지 체크하고...

미안... 아들...

겉으로만 보이는 것들에 치중을 하고 ​

네 속에 담고 있는 감정들을 엄마가 보려하지 않았구나...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느라 한달동안 많이 힘들었을텐데

화나거나 우울하거나 슬픈 감정은 무조건 나쁘다 하고, 

입으로만 행복해야 한다, 즐거워야 한다, 그것이 올바른 감정이다 강요한거 같기도 하고...

 

 

 

함규정 선생님의 아주 친절한 감정수업을 읽으면서 내가 정해놓은 O,X가 참 부끄러운 짓이란걸 알았다.

 

" 혹시 머리가 많이 아프고 어지러워서 힘들었던 적이 있니? 아무래도 감기인것 같아서 감기약을 먹고 누웠지.

그런데, 5분, 10분, 1시간이 지나도 머리 아픈 게 전혀 나아지지 않는거야. 할수없이 엄마 손에 이끌려 병원에 가

진찰해 보니, 배탈이 난 거래. 의사 선생님께서는 먹은 것이 체해서 소화가 안되면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울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 의사 선생님이 처방해 주신 소화제를 먹고 나니 머리 아픈 것이 금방 나았지. (본문 40Page 中)"

 

내 몸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정확히 알아야 그에 따른 약을 먹고 금방 나을 수 있듯이

감정도 마찬가지란다. 무엇 때문에 그런 감정이 생기는지 정확히 알아야 마음을 잘 다룰 수 있다는거...

 

잠자리에 들면서 오늘 하루의 감정을 감정인형을 통해 표현해 보라 하였다.

 

이 인형이 바로 감정사자... 감자이다.

감자의 배에는 감정체크판이 있는데, 빨간색과 파란색은 신체에너지, 초록색과 노란색은 기분을 말한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파란색은 우울함, 빨간색은 화남, 녹색은 차분함, 노란색은 신남이라 하겠다.

감정체크판에 떼었다 붙였다 할수 있는 검정색 인형은 "뿌꾸"를 통해 오늘 하루의 기분을 체크...

 

 

감자에 뿌꾸를 턱하니 붙여놓고,

똑딱이로 떼었다 붙였다 할수 있는 눈썹과 실로 모양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입으로

현재의 자신의 기분을 연출해 놓고 잠자리에 든 아들냄...

순간 당황스러웠던 건... 뿌꾸가 파란색 바탕에 있었다는거...

감자의 표정이 우울해 보였다는거...

그랬었구나... 오늘 하루 기운도 없고 우울했었구나...

그냥 말로 "엄마... 나 오늘 기운이 없어" 라고 말하는거 보다

감자를 통해 아들냄의 현재 감정을 전해 받으니 왜 이리 더 마음이 찡한지... ㅠ.ㅠ

 

 

 

다음날...

175Page 분량의 감정수업책을 꼼꼼하게 읽어 보았다.

 

아이들 스스로 이 책을 읽으며 현재의 감정을 체크도 해 보고

내가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선생님께 설명을 듣듯이 지도를 받을 수 있는 구성...

 

구지 엄마가 나서서 이렇다 저렇다 설명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책가방 속에 넣어주면 좋을 책인듯 싶다.

 

 

 

일주일동안  내가 느낀 감정을 체크해 보라 하였다.

 

무서움, 지루함, 귀찮음, 스트레스, 화, 짜증 - 6개

행복, 기쁨, 자랑스러움, 좋아함, 신남, 고마움 - 6개

 

동그라미 표시가 많을수록 일주일은 행복했던 시간들이 많았다는 증거이고

세모표시가 많을수록 일주일이 지치고 힘든 시간이었다는데, 똑같이 6:6이라 함은?

 

 

 

이것이 바로 감정사자 배에 붙어있는 감정체크판이다.

감정체크판의 색에 따라 그 감정의 처방법도 각기 다른데,

초록색 바탕의 경우에는 기분은 좋은데 몸에 힘이없는 경우... 편안함 감정상태에 몸의 에너지가 떨어졌으므로

그에 따른 처방은? 바로 몸에 힘을 주는 음식들을 먹어서 에너지를 높이는게 현재의 처방전인것이다.

 

현재 아들의 상태인 파란색은 과연 어떤 처방전이 있을까?

몸에 힘도 없고 기분도 별로 좋지 않은 상태...

에너지를 높이기 위하여 음식을 잘 먹고, 기분을 좋게 만들기 위하여 평소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친한 친구나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될거란다.

 

 

 

 

 

감정체크판과 감정온도계를 통하여 본인의 감정상태를 파악하고

거기에 따른 극복방법을 실천해 가며 마인드컨트롤을 하는 것...

그렇게 자기 감정을 잘 들여다 보고 읽을 줄 알게 되면 친구들도 잘 사귈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꿈이나 목표를 이루게 될 확률이 훨씬 높아지고, 신체적으로 건강해진단다.

 

화가 날때, 슬플 때, 두려울 때...

나의 감정을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것... 참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인듯 싶다.

그래... Step by Step...

 

 

 

책에서 이야기해준 감정노트도 괜찮은 방법인듯 싶다.

현재의 내 감정, 느낀 이유, 내가 한 행동, 결과를 기록한다면

기록하는 동안 마음이 정돈되고 제3자의 입장에서 다시 내 모습을 돌이켜 보게 되고

조금 더 현명한 결과를 얻을수 있을것 같다.

 

 

 

 

 

무조건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고  숨기려는 게 아니라

어떻게 그 감정을 스스로 잘 다스리고 , 부정을 긍정으로 바꿀 수 있는지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이드북...

더불어 감자와 뿌꾸를 이용한 엄마와 아들의 쌍방간의 감정코칭 수업은  당분간 계속될 듯 싶다. ^^

 

마지막으로, 이 책을 알게 해 준 한우리 북카페와 글담출판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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