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다 (반양장) - 노무현 자서전
노무현 지음, 유시민 정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엮음 / 돌베개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전 그날...

아직까지도 몇일 전 일만 같은 2009년을 전 기억한다.

블로그를 뒤적이다 2009년 5월 24일에 적었던 넋두리에 스크롤을 멈추고 다시한번 그날을 회생해 본다.

 

1946년에 태어나신 두분의 아버지...

2009년 2월 7일... 친정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그로부터 106일만에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소식을 들었던...

2009년은 내게 있어 참으로 슬픈 해이다.

 

 

그때의 포스팅을 읽고 있으니 또다시 그날의 아침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참 더디 지나갈것 같은 시간이 이만큼 흘러 5년전의 일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훌쩍 떠나버린 그가 남긴 건 바로 '운명이다' 라는 책 한권!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를 맞아 고인이 남기 저서와 미발표 원고, 메모, 편지 등과

각종 인터뷰 및 구술 기록을 토대로 노무현재단이 엮고 유시민이 정리한 노무현 자서전...

2010년 발간된 이 책을 이렇게 다시 집어들어 본다.

 

그 노란색 물결을 가슴속에 품으며...

 

 

손글씨가 어울릴법한 그가 남겼다는 컴퓨터 바탕화면에 작성되어 있었다는 그의 유서...

그래서 더 인정하지 못하고, 그래서 그의 마지막 판단을 받아들이지 못했었던 것 같다.

 

"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

 

 

 

그렇게 떠난 바보 노무현...

그의 정치인생을 참 많이도 들어왔고,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아이콘이 되었기에

정치에 까막눈이었던 나까지도 정치란 것에 관심가게 말들었으니 말이다.

진정 그가 헝거게임속 캣니스였던가?

 

얼마전 영화 "변호인"을 보았었는데, 그 영화의 원작이 이 책 "운명이다" 라고 한다.

당시 잘나가던 세속의 변호사 노무현의 삶을 정치인생으로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버린 사건 '부림사건'

그리고 1988년 5공 청문회 스타로 주목을 받고, 10년동안 낙선의 쓴맛을 안겨준 부산에서의 총선도전...

유리한 종로를 버리고 또 부산으로 가서 떨어진 미련한 사람...

그 덕분에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도 얻게 된다.

내가 노무현이라는 한 정치인을 바라보게 된 것도 그때쯤이었던 것 같다.

 

그의 유년은 어떠했을지 참 궁금했다.

1946년 개띠해에 봉화마을에서 2녀 3남 중 막둥이로 태어난 노무현...

중학교 입학당시 돈이 없어 어머니가 학교에 찾아가 여름에 복숭아 농사를 지어 입학금을 낼 테니

우선 입학시켜 달라고 애원했지만 거정당했다던 일화,

그리고 이승만의 생일을 앞두고 모든 학교가 대통령을 찬양하는 글짓기 행사를 했을 때

친구들은 선동하여 백지를 내게 했던 일들을 읽으며 범상치 않은 그의 포스를 느낀다.

또, 가난과 학업 사이에서 갈등했을 어린시절의 노무현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돈이 없어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려 했을 때 큰형님의 권유로 입학한 부산상고...

1975년 제17회 사법고시에 유일하게 고졸 출신으로 합격하고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이 되고... 그럴때마다 늘 따라붙는 수식어 "고졸출신"

삼삼오오 모인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그 단어 하나로 그를 많이들 깍아내렸던것 같다.

 

책을 한줄 한줄 읽어내려가면서,

그리고 영화 변호인의 한장면 한장면을 생각하면서

그가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우리에게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생각해 본다.

 

오래전 그가 그랬다.

" 정치가 썩었다고 등 돌리지 마십시오. 그 정치를 바꿀 힘은 국민에게 있습니다 "

 

그가 떠난지 5년...

차차 정치에 무뎌지고, 언론에서 씨부러쌌는 이야기에 무뎌지고...

아... 지금 나... 등 돌리고 있는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