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은 사고뭉치 동화는 내 친구 13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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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 어머... 왠일이니...

   네가 이랬다면 엄마는 아마도 매일 무서운 호랑이 표정으로 너를 노려봤을꺼야... "

 

에밀은 사고뭉치를 읽으며 아들내미의 얼굴과 에밀을 번갈아가며 아들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참 감당 안되는 장난꾸러기...

그런 에밀을 따뜻하게 감싸주며 눈높이를 맞추어 주는 에밀의 부모...

그리고 에밀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이웃들...

 

그러나 전... 그런 장난들은 용납할수가 없다는...

아... 나만 나쁜 어른이야 나만.... ^^

 

 

책을 한줄 한줄 읽고 내려가노라면 많이 익숙한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중저음의 멋진 목소리의 나래이션

주인공 행동 하나하나가 잔잔한 해설로 인해 더 예쁘게 포장되는 듯 했거든요.

 

에밀의 부모도 참 우리네 정서와는 다릅니다.

아니, 에밀을 초월한 위트를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요?

머리를 덮은 수프단지를 빼내주려 한 의사 선생님도 마찬가지구요.

4크로나짜리 수프단지를 깨지 않기 위하여 3크로나의 병원비를 지불하려 했건만

진료직전 수프단지가 두동강이나 난 상태에서 아쉬워 하는 아빠를 향해

의사선생님의 말씀...

 

" 스벤손씨? 당신은 오히려 1크로나를 벌었어요.

  나는 수프 단지에 머리가 끼인 아이를 빼내 줄 때 항상 5크로나를 받으니까 말이오.

  하지만 에밀은 자기 힘으로 해결했잖소? "

 

아빠는 그 말을 듣고 무척 기뻐하며 에밀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5외레를 준답니다.

 


 

수프단지를 뒤짚어 쓰고,

그리고 5외레 동전을 삼키고,

동생을 국기게양대에 메달고,

소시지를 몰래 먹고,

찬장에서 잠이들고...

 

이눔식....

그래도 전혀 밉지가 않데요...

정말일까요?

으악....

아줌마의 가방에 쥐를 넣기까지...

에밀... 널 어쩌면 조으니...

이런 아이가 나중에 시장이 된다구요?

 

어른들은 

하지 말라는 일은 하지 않고 FM대로만 자라는 아이를 꿈꾸지요.

저역시도 그런 아이로 자라도록, 늘 칭찬받는 아이로 자라도록 훈육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정답일까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돈한푼 없이 축제를 즐기기 위하여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며 모금을 하는 에밀...

누구에게도 배울수 없는 삶의 처세술이라고나 할까요?

 

어린이들은 참으로 다양한 눈높이로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 눈높이가 어른들의 시선에 어긋나 버리면 문제아가 되어 버리고 구제불능이 되어버리죠.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구요.

에밀의 부모님은 에밀의 행동에 대한 결론 보다도 왜 그랬는지에 대한 이유에 더 귀를 기울여 주었던 듯 싶어요.

아이에게 지식 보다는 지혜를 품을 수 있도록 한다고 해야 할까요?

 

그러나... 이렇게 말하고 있는 제 맘속엔 또다른 사악한 마음이 숨어있습니다.

에밀의 독특한 행동... 

내 아이가 아닌 남의 아이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거...

 

 

 

에밀은 사고뭉치를 읽고 난 후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어릴적 피터팬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 한번쯤 해보았겠죠?

하지만... 현재... 어른들의 눈높이에서 읽는 피터팬의 행동은 참으로 위험한 행동이 아닐 수 없어요.

그러다 다치면 어떻게 하려고...

그런 행동은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란다...

왜 그렇게 생각하니? 그건 나쁜 짓이야...

 

어른들에겐 지적질 투성이의 어린이들 세상...

어릴적 그토록 재미있었던 동화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들이

성인이 되고 난 지금의 눈높이에선 눈살을 찌푸릴정도의 사고뭉치 주인공이었다는걸...

 

에밀은 사고뭉치 역시 처음 제겐 그렇게 다가왔어요.

 

그런 우려와는 달리

본인이 하지 못하는 익살스러운 장난을 대리만족하며

혼자서 낄낄거리며 읽는 10살 아들내미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어른들의 눈높이에선 이해 못하는 그들만의 공감대가 있는거구나...

그런 공감대를 이해못하는 순간

어린이들의 눈으로 보는 난 후크선장같은 어른이라는거...

 

사악한 후크선장이 되지 않기 위하여

열살 눈높이가 되어 다시한번 에밀의 장난에 동참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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