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재석이가 돌아왔다 (양장) 까칠한 재석이
고정욱 지음 / 애플북스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재석이가 부럽다.

누구나 한번쯤은 크고 작게 느껴 보았을 인생의 낭떠러지에서

재석이는 부라퀴 영감을 만나고, 보담이를 만나고, 그리고 김태호 선생님을 만나고...

잘못 끼워진 단추를 하나 하나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수 있었으니 말이다.

 

한번 집어든 책속에 얼굴을 디밀고, 앉은 자리에서 224Page를 후루룩~ 읽고 난 후,

지난날의 내 모습과 또 내아이의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 보게 된다.

 

내게도 김태호 선생님 같은 분이 계셨을까?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가진 선생이 아닌,

나를 번호 24번 학생으로만 기억하는 선생이 아닌,

내 진로에 대해서 고민해 주고, 내 특기에 대해서 눈여겨 봐줄수 있는 선생님...

 

이 책속의 많고 많은 이야기들 속에 유독 "선생님"이라는 재료를 꺼내어 도마위에 올려 놓는건

내 입맛에 맞게 재료를 손질하고, 요리하고,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고 싶은 욕심에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 요리를 못한다.

 

수많은 글감들을 앞에 꺼내 놓고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를 수없이 반복하다 정신을 차려보면

컴퓨터의 커서는 긴 시간이 지나도 늘 1행에서 껌벅껌벅~!!

마음속에 품고 있는 이야기들은 많으나

그 품은 이야기들을 풀어낼 수 있는 내공이 부족한 탓이겠지...

 

내공탓만 하며 그럭저럭 지냈던 내가 얼마전부터 다시 책을 집어들기 시작했다.

"학부모"란 이름표를 붙이고 나니 많은 변화들이 생긴 것!!

 

아이와  함께 내 마음도 같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지금 나는 초등학교 2학년으로 다시 삶을 살고 있다.

 

아이에게 읽혀 줄 책을 미리 찾아보고, 읽어보고...

조금 글밥이 많거나 2학년으로써 소화하기 힘들다 싶은 건 떠먹여 주어 가며

좋은 글감으로도 요리도 못하고 내공 부족한 내가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학부모"란 감투는 실로 대단한 마력을 가진듯 하다.

 

 

신간소식 뜰때부터 눈여겨 보았던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의 후속작

까칠한 재석이가 돌아왔다!!

 

아직은 초등학교 2학년 아이에겐 이르다 싶은 성장소설!!

글밥 많은것에 익숙해지는 고학년에 접어들면 꼭 한번 읽혀주고 싶은 내용이다.

 

  

 

" 이거 제본이 잘못되서 왔는데? "

나보다 먼저 택배 포장을 뜯은 신랑의 목소리에 부록을 살펴보니

마감이 안된건가? 아님 의도된 건가? 내것만 이런가?

펜이 아닌 붓을 들어야 어울리는 제본형식에 약간 당황했었다.

그런데 책의 커버색을 보니 묘하게 어울린다. 아... 의도된 디자인으로 받아들여야겠다. ^^

 

  

  

 

 

글쓰기 특강노트는

책의 본문에 자연스레 흘러들어 있는 글쓰기 핵심포인트를 따로 뽑아 잘 정리해 주었다.

이 특강노트를 손에 든 느낌은

마치 김태호 선생님이 재석에게 건네 준 메모장같은,

자신의 분신이라 말하며 병조에게 준 만년필 같은 느낌이랄까?

 

" 나 김태호는 그대 소병조에게 나의 분신인 이 만년필을 주노니

피를 잉크로 찍어 쓰듯이 주옥같은 작품을 남기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통해 삶의 의미와 진실을 깨닫게 하는데 앞장서도록 하여라 "

 

나는 꿈꾸고, 또 희망한다.

내 아이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앞으로 만날 수많은 선생님 중

단 한명일지라도 김태호 같은 선생님을 만날수 있기를...

번호몇번으로 제자를 기억하는 선생님이 아닌,

김태호 마인드로 아이들을 살필 수 있는 선생님이 넘쳐나기를...

 

 

페이스북에서 작가 고정욱 선생님이 책속의 오류가 있다고 말씀을 하셨다.

아무리 찾고 찾아도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데... 도대체 어떤 오류를 말하는 거지?

찾아낸 사람에겐 상을 준단다.

 

난 모르겠다.

구지 찾아내자면 부록의 제본상태?

컷팅이 잘 안된 몇장을 손으로 찢어 너풀너풀해진 요런 상태?

 

오류 있으면 어때...

책 속에서 공감을 얻고,

내 속의 나를 찾아내고,

다짐을 하고,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고,

오늘과 다른 내일을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걸...

 

 

 

스타오디션 열풍으로 인해 겪게되는 재석, 보담, 향금, 민성이의 성장스토리

 

같은 내용일 지라도 읽는이에 따라 

혹자는 연예인에 대하여,

혹자는 사회적 문제에 대하여,

또 혹자는 스승에 대하여

책속의 재료를 자기만의 스타일로 

볶아먹고 데쳐먹고 구워먹고 삶아먹을 수 있는

다양한 레시피가 나올수 있는 책이라 생각을 해본다.

 

다른 사람들의 레시피를 살짝 살짝 엿보고 싶어지는 이 사악한 마음... 어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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