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수첩 - 사랑하기 전에 먼저 만나고, 즐기고 음미하라, 한국 커피계의 숨은 고수들을 만나다
김정열 지음 / 대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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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기 좋은 책.

그러나 블로그에 넘쳐나는 수많은 카페 탐방문에서 벗어나긴 어렵다. 명성있는 카페들, 특히 자가 로스팅 위주의 카페들을 방문하고 주인과의 간단한 인터뷰, 그리고 사진이 있는데 딱 그 정도임. 제목이 정확하다. 정말 수첩에 적은 정도의 내용. 참신함도 부족하다.

이러한 커피와 카페 트렌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식상하며, 이런 트렌드를 좋아하지 않는 이에게는 과도한 감성과 사진일 뿐. 문장력이라도 뛰어났다면 카페 하나하나의 특성이 와닿았을텐데, 한권을 다 읽고나면 이 스무개가 넘는 카페들이 다 똑같게 느껴진다.

요즘에 이러한 커피, 카페, 와인, 맛집, 여행에 대한 이런 책들 정말 많다.
블로그에서 읽을 것인가, 책을 살 것인가는 본인의 선택.

반면, 본문보다도 현란한 두 추천글이 내 눈에 띈다.

이 책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 춤추는 펠리칸의 열정, 여름비를 기다리는 담쟁이의 낭만, 비너 카페향 같은 짙고 깊은 사색의 결정체가 들어 있다. 바른 세상을 향해 따스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그의 글들을 읽노라면 한 잔의 커피가 마시고 싶어진다.
- 장석용(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저자의 글에서 우리는 바흐에서 베토벤에 이르는 감정의 스펙트럼을 접할 수 있다. 활과 화살의 관계를 유추시키는 작은 감동의 물결들이 중첩되어 봄바람처럼 타고 흐른다. 특히 커피를 중심으로 펼치는 그의 섬세한 묘사는 여린 감성들을 자극해내기에 충분하다. - 김종만(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음악평론가)


대체, 펠리칸의 열정은 무엇이고 활과 화살의 관계를 유추시키는 작은 감동의 물결은 뭘까....... 대체 뭘까...........나는 심히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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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요일의 카페 - 커피홀릭 M의 카페 라이프
이명석 지음 / 효형출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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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본인을 '저술업자'라 칭하는 이명석의 책. 원래 한겨레 ESC 섹션에 연재되는 코너였는데, 그걸 바탕으로 발간된 책이다. 한겨레 ESC에 연재되었던 또 다른 칼럼 중 하나가 '여행생활자' 유성용의 '스쿠터 다방 기행' 이었는데, 이 코너도 재미있었다. 둘다 다른 시각에서 전국의 카페와 다방을 떠도는 이야기였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다. 일전에 저자의 옛날 책, '여행자의 로망 백서'를 히죽거리며 읽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그 정도를 기대했는데, 그 책보다는 훨씬 더 정제된(?) 느낌이다. (아, 물론 여행자의 로망 백서가 너무나 재기발랄한 짧은 글이긴 했지만 말이다;)

책은 카페 하나하나를 품평하며 쓴 글이 아니라, 커피와 카페에 관한 어떤 한 테마로 한 챕터를 이끌어 나가며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형식인데, 꽤 다채로운 소재를 자랑한다. 가령, 드립이나 에스프레소 등 추출 방식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커피잔, 인테리어, 와플, 카페에서 사진찍는 이야기 등등 카페의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하며, 동시에 저자가 다닌 수많은 카페들의 기억을 맞물린 후 특유의 재기발랄하고 독특한 비유로 버무리는 형식이다. 지난번에 읽은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가 최근의 카페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는데 이 책이 그 부분을 보완해주기도 한다.

결론적으로는 저자 스스로 '카페 정키'라 부르는 사람들의 카페형 생활기가 이 책의 모든 것이다. (나는 카페 정키가 아니라 카페생활자-여행생활자의 패러디?-라고 부르고 싶어진다만;) 추가로, 요즘은 이러한 카페, 사진, 여행, 빈티지, 클래식 카메라, 이탈리안 가정식 요리, 가죽 표지 수첩, 기타 아날로그적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대세인듯 하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급속한 디지털 시대 10년이 흐른 후에 나타나는 회귀현상일까 싶은 생각도 든다.

나도, 어째 참 진도가 안 나가는 책 한권 들고 카페에 가서 뒹굴거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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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할 권리
김연수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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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할 권리는 여러개의 독립된 이야기로 챕터가 구성되어있는 에세이인데,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있다. 물론 절대로 그냥 작가의 개인적인 감상이 담긴 여행기는 아니다. 내가 비록 여행이라는 단어와 그 표지 색상에 혹해서 주문한 수준의 독자이기는 하지만 그것만큼은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여행은 소재도 아닌 도구에 불과하다. 그는 자신의 지평, 세계관, 그리고 글쓰기 위한 주제와 연결된 여행 또는 체류를 한다. 그것은 나처럼 어디에 멋진 자연이 있다거나, 우람한 유적이 있다거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과 교분을 나누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무릇 글을 쓰는 작가는 여행해야 하는 의무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작가에 대해 신선한 생각을 갖게 되었다. 아, 작가들이 이러한 생각과 고민을 가지고 사는구나...하는 어떤 그런 깨달음이랄까. 물론, 그의 고민이 모든 작가들을 대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따라서 이 느낌은 이 김연수라는 작가에게만 해당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한조각 고민을 잠시라도 공감하게 되는 느낌은 꽤 좋다.

또한 그것은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할 고민일 수도 있다. 세계관을 넓힌다는 것은 단지 새로운 문물을 익히는 것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일상을 살고, 여행을 하고, 글을 읽고, 사진을 찍고, 나를 지배하는 사회조직을 통제하는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일련의 모든 행동들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꽂혔던' 부분 중 일부를 여기에 타이핑해 남겨둔다.


- 김사량과 조선의용대원들의 언어가 지향한 미래는 결국 찾아오지 않았다. 해방 정국에 잠깐 모습을 드러냈던 그들은 월북, 한국전쟁, 연안파 숙청을 거쳐 남북한에서 공히 완벽하게 잊혀졌다. 오랜 뒤에 발견된 그들의 언어는 여전히 옛날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후쟈좡 마을처럼 그때의 모습 그대로 태항산 기슭 낡은 집의 담벼락에 남아 있다. 거기, 태항산 기슭의 마을사람들은 그 낯선 언어를 해마다 페인트로 새로 그린다. 오래전에 사라진 그들을 위해. - p.183

-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쓰게 될 때 우리가 쓸 수 있는 건 거기까지다. 혹시 한국에서 자꾸만 문학이 죽었다고 말하는 까닭은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쓰는 사람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문학이란 말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 쓸 수 있을 때 죽어가는 것은 아닐까? 다시 말하면 우리는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써야만 하지 않을까? -p.201



P.S. 우리에게 잊혀진 20세기초의 만주의 이야기에 관심이 간다. 그 시절의 모습은 전혀 시각화되질 않는다. 이 에세이가 나에게 또다른 세계를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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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여행하라 - 공정여행 가이드북
이매진피스.임영신.이혜영 지음 / 소나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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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책이다. 막연하게 단편적으로 알던 사실들을 이 책을 통해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좋다. 편집 구성이 조금 산만하긴 하지만 내용의 우수함으로 덮어줄 수 있다. 

이 책은 전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공정 여행에 대해 국내 최초로 다루고 있다. 이슈가 되는 사항에 대해 졸속으로 기획하여 만들어진 책이 아니라 직접 수집한 다양한 사례 모음과 관련 기관 방문, 그리고 인터뷰 등으로 꽤 상세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같이 있어서 상당히 재미있다.

그저 이 책이 가진 유일한 문제는, 그 누구도 이 책을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이 책은 무식한 여행자를 혼내는 것도 아니다. 조근조근 담담히, 같은 눈높이에서 차근차근히 일러준다. 그리고 실천 가능한 대안도 제시해준다. 하지만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다녀온 그 여행지의 실상, 나의 일상 탈출이란 명목 뒤에 가리워진 누군가의 눈물이 마음의 불편함을 가중시킨다.

물론 외면한다고 해서 그 불편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여행자만이 행복한 그런 여행이 아니라, 삶의 터전에서 일상을 이어가는 여행지의 현지인들도 행복한 그런 여행을 위해서 생각의 전환을 이루어야 한다. 책 읽는 순간은 짧았지만 생각은 길게 갈 듯 하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 세상에 지상 낙원은 없다. 가리워진 진실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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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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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런 이야기가 참 좋다. 유쾌상쾌통쾌한 이야기. (이하 책 내용 스포일러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책의 내용이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우울한 이야기.
그러나 이야기의 화자인 완득이가 유쾌상쾌통괘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나 또한 그럴 수 밖에.

17살 고등학생 완득이네 집은 대략 이렇다. '난쟁이'인 아버지, '정신지체'인 삼촌, '저짝사람(베트남)'인 엄마를 둔 완득이. 그나마 엄마는 완득이가 젖을 떼자마자 집을 나갔다. 달동네 꼭대기에 사는데 아버지와 삼촌은 '난쟁이와 더듬이'라는 이름으로 춤을 추며 카바레에서 사람을 불러 모으고 웃기는 역할을 한다. 그나마도 일자리를 잃어서 물건을 떼다가 지하철에서 팔고, 그것도 여의치 않자 19만 키로를 달린, 숨넘어가기 일보직전의 티코를 사서는 전국 5일장을 다니며 노점을 한다. 아, 진정 이런 상황인데도 유쾌상쾌통쾌할 수 있는 것인가?

학교는 또 어떤가. 담임인 '똥주'는 진정한 선생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오죽하면 이야기의 첫 장면이 똥주 좀 죽여달라는 완득이의 기도부터 시작하겠는가. 똥주는 매번 완득이의 성질을 돋는 말을 하지만 어쩐지 다 맞는 말 같다. 게다가 선생이면서 이주 노동자 쉼터를 만든다 뭐한다 하더니 급기야는 경찰서 신세까지 진다. 싸움질만 하고 다니는 (그래서 몇번의 정학 위기에 몰리는) 완득이는 킥복싱을 배우게 되는데 타고난 자질이 훌륭하다고 칭찬받지만, 도장은 문을 닫고 완득이는 내리 지기만 한다. 그것도 매번 완패. 전교1등 모범생은 본의 아니게 왕따 당하는 여자애인데 완득이 매니저를 자처하며 쫓아다닌다. 물론 그애 엄마가 찾아와서 완득이에게 대학에 간 후에 교제하라고 부탁하지만, 어쩐지 완득이나 여자애나 개의치 않는다. 

이렇게 암울한데도, 재미있다. 그래서 더 찡하다.

현실은 쉬이 바뀌지 않는다. 완득이는 현실에 좌절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불굴의 의지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도 아니다. 하긴 이게 헐리웃 영화는 아니니까. 게다가 완득이가 살아가는 책 속 현실보다 책 바깥의 진짜 현실이 더 가혹하다. 현실은 그렇게 굴러간다. 웃기지만 마냥 웃기만 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슴이 약간 저미는 느낌이 든다. 그건 아마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과 공감이 주는 실낱같은 희망때문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게다가 일단 다 떠나서, 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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