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는 간호사의 런던 스케치

그림 그리는 간호사의 런던 스케치
문채연 지음 / 어문학사 / 2011년 2월

‘그림’ 그리는 ‘간호사’의 ‘런던 스케치’
이 책의 제목에는 수식어가 많다. 그래서 더 호기심에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수식어를 떠나서 이 책은 초보 여행자가 런던이라는 매력적인 도시에서 겪은 소소하지만 의미 깊은 사건들을 일기처럼 풀어낸 것이었다.
그럼에도 이 책에 의미가 있는 것은 ‘간호사’라는 작가의 직업.
직업병은 어쩔 수 없는지, 그녀는 자신의 경험과 런던의 경험을 비교하면서 독특한 이야기로 만들어 갔다.
‘삶은 여행’이라는 말이 있다. 그녀는 숱한 여행의 모습들을 병원에서 보고, 그 ‘여행’들 중 런던이라는 ‘삶’에 훌쩍 뛰어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은 다른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방법도 될 수 있는 것 같다.
더불어 아마추어지만 빼어난 그림솜씨로 페이지를 채우고 있는 그녀의 그림도 여행 이야기의 감칠맛을 더해준다.
거기에 작가 자신의 속내를 풀어낸 사이사이의 글귀들은 여행과 함께 낯선 곳에서 만나는 자신의 참모습을 솔직히 드러내 보여준다. 그래서 오히려 ‘런던 다이어리’라는 이름으로 정리되어 있는 런던의 잇플레이스들에 대한 설명보다 이 에세이들이 어딘지 일기 같은 느낌을 내는 것 같다.
이 책의 작가는 적당히 단기 거주자였다가, 적당히 여행자였다가, 또 적당히 이방인의 시각으로 런던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우연히 발견한 장소의 역사와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 이미 잘 알려져 유명한 장소에 대해 리포팅 해 준다.
특히 공원과 마켓들에 대한 소개는 런던에 다녀왔음에도 들러보지 못했던 나의 무지(!)를 한탄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니 런던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책을 먼저 읽어보고 상상의 나래에 더욱 불을 지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