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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책들의 도시 - 전2권 세트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꿈과 책이라는 단어의 만남은 사실 어색하게도 느껴질 수도 있다.
꿈.. 우리가 잠을 잘 때도, 혹은 이런저런 공상도, 장래의 희망 등 각각의 의미는 다르지만 그 모든 것들이 전부 꿈이라는 단어로 표현된다. 어떠한 상황에서 사용되도 꿈이란 의미 자체가 주는 느낌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희망적, 몽환적, 이상적 등과 같은 긍정적 느낌이 강하다.
책.. 만화책도 책이고 학교에서 보는 교과서나 전공책, 소설, 시집 모두 담고 있는 내용은 다르지만 그 역시 책이라는 단어로 표현되고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느냐에 따라서 친근하게도 혹은 진절머리나게도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책이란 단어는 고루하고 딱딱한 이미지가 강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 역시도 소설책등을 읽는 것은 좋아하지만 책이란 단어 자체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러한 꿈과 책..
이 두 가지가 '꿈꾸는 책들의 도시'에서 만났다.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이 두 단어를 한꺼번에 만난 느낌이라고 할까? 전체적으로 꿈이 주는 몽환적인 느낌과 함께 책이 주는 이미지 중에서 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묘하게 공존하고 있었다. 물론 주인공이 책과는 다소 거리가 먼 듯한 느낌의 공룡이라는 점부터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책사냥꾼, 그림자 제왕과 같은 존재들과 위험한 책 등등 그야말로 모든 것이 책으로 인해 존재하는 듯한 세상. 이러한 것들이 주는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면(책 속의 삽화 또한 그런 면에서 더 인상적이었다) 조금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작가와 작품을 외우고 문자를 먹는 부흐링의 존재와 함께 귀한 책을 얻기 위한 책 사냥꾼들의 전쟁, 작가, 비평가, 편집자들을 통해서 현실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듯한 '몽환적'과 '현실적'이라는 느낌을 동시에 받았기 때문일까? 책을 읽고 난 후 실제로 존재하지않는 세상임을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조금은 멍한 듯한 느낌에서 헤어날 수 없었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의 어느 곳에서는 그러한 곳이 존재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한동안 도서관의책을 보면서 이 책이 위험한 책은 아닐까 라는 생각부터 혹시 그렇게 된다면 어떠한 모습이 펼쳐질 것이다 라는 등등의 상상을 하곤 했다. 덕분에 한동안은 책들이 선사해주는 꿈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면서 책이라는 사물이 조금은 더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를 통해서 나는 책이 선물해주는 꿈을 볼 수 있었다. 아직까지 책이란 그저 재미없고 딱딱하게만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렇게 책들이 보여주는 자신들의 꿈속에 아무 생각없이 몸을 맡기고 한번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