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기묘한 그림 나라의 바네사
우오즈미 유키코 지음, 카사이 아유미 그림 / 시크릿노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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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의 베네치아 공화국, 향락의 극치라 불리는 사육제 기간 중 요정의 저택에 무단침입하려던 바네사 지리는 3층 발코니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가면을 쓴 남자의 도움을 받습니다. 남들이 보면 웬 도둑인가 하겠지만, 사실 이 아가씨는 도둑이 아닙니다. 싸구려 술집을 낮 동안 대여해 거울의 저택이라는 이름으로 점집을 하며, 행동은 조금 어설프지만 에메랄드 빛이 가미된 검은색의 큰 눈이 신비롭고 매혹적인 열 아홉살의 모태솔로 점술가 아가씨일 뿐이죠.

그런 아가씨가 왜 발코니에 매달려 있었는가, 그것은 룸메이트인 알테아의 제안 때문입니다. 창부인 알테아가 바네사에게 플래터 백작 부인의 회원제 가면무도회에 잠입하여 갑부와 안면을 트자고 했고, 그 말을 덥석 문 것은 좋았지만 초대장이 없는 서민은 들어갈 수가 없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는 이유로 와인을 마시고 넘쳐나는 자신감으로 벽을 타서…라는 이유였죠.

열 아홉이 되도록 연애 경험 한 번이 없는 그녀는 또다시 알테아에게 이끌려 요정의 저택으로 향합니다. 비록 저택의 파티에 들어서자마자 알테아에게 버려지지만요. 월플라워가 된 바네사는 곧 누군가를 만나는데, 그가 바로 이전날 바네사를 구해준 청년이며 애처가의 손을 가졌지만 여난을 겪을 상이기도 한 질베르트라는 사람입니다.

저택의 주인인 플래터 백작 부인의 유혹조차 무시한 채 그녀와 독한 술을 나눠 마신 질베르트가 바네사의 첫키스를 훔쳐가고 농도 짙은 애무와 동시에 처녀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마자, 바네사는 아예 저택에서 도망쳐버립니다.



바네사에게 쓸 데 없는 말까지 들어가면서 가열차게 차여버린 질베르트는 사실 귀족입니다. 무역업으로 자수성가를 이룬 로렌치 백작의 차남이며, 베네치아 특산물을 거래하는 아버지를 따라서 여러 번 베네치아에 방문했고 그만큼 이 나라를 좋아하게 되었죠. 올해는 피렌체에 남은 아버지와는 달리 혼자서 베네치아를 방문해 사육제를 보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늘 무표정한데다가 결벽적인 구석이 있어 창부를 싫어하는 가스토네를 집사로 두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 가스토네에게 명령해 바네사의 일터를 재빠르게 알아낸 질베르트는, 가스토네를 대동하고 창부거리의 술집까지 오게 됩니다. 여전히 바네사를 모멸적으로 여기는 집사는 창부와 놀려면 고급 창부와 놀든가, 아니면 일시적인 놀이로 그치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지만 귓등에도 들릴 리가요. 그저 그는 정교한 자수와 보석 단추가 호화로운 쥐스토코르로 자신의 신분을 암시한 채, 바네사를 만나기 위해 홀로 술집 안에 들어갑니다.

그녀가 자신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생업을 하고 있고, 심지어 제 얼굴조차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다는 사실은 전혀 모른 채 말입니다.




점술사라는 직업은 자연스레 바네사에게 신분 차 연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심어주었습니다. 그것도 하필이면 연애점을 전문으로 하는, 불장난으로 그치려던 귀족 남자와의 연애로 인생을 망친 여자들이 수없이 찾아오는 점집 주인은 고슴도치라는 놀림에도 자신의 생각을 바꿀 수 없었죠. 모태솔로 친구의 연애를 걱정하는 알테아는 홀로 나선 파티에서 질베르트를 만나 바네사와의 연애를 부탁하고, 일방적으로 잡은 약속에 따라 바네사를 길거리에 던져놓습니다.

그 날 저녁, 바네사는 치한을 물리쳐준 질베르트와 하룻밤의 연애를 합니다. 그 연애 때문에 다음날, 가스토네에게 돈 받고 떨어지라는 소리와 함께 질베르트가 다른 여자와 키스하는 장면까지 봐야 했지만요.





원작은 티아라문고의 2010년 작인데, 작품 전개의 형태는 에로보다 두 명의 연애 스토리에 집중한 형태입니다. 연애에 힘을 준 것 치고는 기승전결에서 결이 약한 편인데, 용납하기 힘든 형태는 아니었습니다. 질베르트가 만능이니까 어떻게든 하겠지 뭐. 중간에 소소하게 빨랫줄과 관련된 일상 토크가 지나가는데 그걸 엔딩에서 써먹는 걸 보고 좀 웃기기도 했고요.

타작과 비교하자면, 음. 배경에서 <결혼의 조건>이 떠오릅니다. 그 작품이 아무리 봐도 베네치아를 바탕으로 한 가상국이 배경이라 그런지. 하지만 스케일이 좀 있는 사건물에 가까웠던 <결혼의 조건>과는 달리 본작은 연애에 집중한 이야기이죠. 그리고 그건 전 남편이 너무 강력했어….

카사이 아유미 님의 그림이 아름답습니다. 타작과 달리 선이 좀 굵은 느낌이긴 한데 이런 스타일도 마음에 드네요. 그리고 작중 곳곳에 베네치아의 풍경이 간략하게 묘사되어 있으니, 사진 같은 것을 찾아보시면서 보시는 편이 좋으실 거예요.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이야기 하는데 사실 그건 안 가본 입장에서는 어떤 의미로 하는 소리인지 잘 모르니까.



※ 블로그와 동시에 올라오는 리뷰입니다.


"알겠어. 이제 보니 너, 애가 아니라 고슴도치였구나."
알테아는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돌돌 감으며 엉뚱한 소리를 했다.
"변변치 않은 연애만 보다 보니까 방어기제가 발동한 것 같아. 너, 연애의 끝은 불행이라고 철석같이 믿잖아."

당신 차례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배우 행세를 할 셈이라면, 조금만 더 그 애를 꿈꾸게 해줘. 사육제 기간만이라도.

난 이 나라를 사랑해. 그대와 함께 그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그림의 일부가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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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산군님 산군님
차한나 지음 / 문릿노블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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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외남주 좋아하시면 셀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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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속박 : 왕자님의 광기 어린 사랑, 사로잡힌 공주님
츠키모리 아이라 지음, 유키무라 카나에 그림 / 코르셋노블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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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별의 별 걸로 다 묶어서 일러가 다채로울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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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여름날의 강아지를 좋아하세요?
박해원 지음 / 동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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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베르만 새끼도 귀엽긴하죠. 다 자라면 도베르만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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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트] 상콤달콤, 맛있는 사랑 (총2권/완결)
란토파즈 / 로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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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 여주의 당찬 성격, 한결같이 달달한 전개
단점 : 남주의 태도가 살짝 짜증나는 편, 답이 안 서는 빠르기의 진도, 당찬 걸 넘어 약간 대책없는 여주 성격


총평 : 몸정을 쌓고 싶으면 말부터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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