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휴가책 - 여행가고 싶은 ‘어른이’들의 감성 놀이
에디터스 지음, 김기환 외 그림 / 니들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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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지배해버린 전염병의 위력은 대단하다. 작년 같으면 지금쯤 한창 피서객과 여행자가 북새통을 이룰 휴가철인데 코로나19로 인해 원치않은 방콕 인구를 양산해 버렸으니 말이다. 일년에 못해도 두어번은 여행을 다니는 취미가 있던 나도 올해만큼은 계획을 접고 거의 모든 생활을 집과 근거리로 한정해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책과 컴퓨터는 더 가까워 졌지만 역시 집에서만 휴가를 보내기엔 아쉬움이 있다. 이럴 때 눈에 띈 책이 <나의 휴가책>인데 부제가 '여행가고 싶은 어른이들의 감성놀이'인 것을 보니 바로 지금 나같은 사람들의 필요를 정조준해 만든 책 같다.


컬러링, 다른그림찾기, 미로, 선따라 그리기 등 여섯 가지의 놀이를 담은 아트 북으로 모두 여행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었다. 사다리 타기로 숙소를 정하고 여행 캐리어에 담고 싶은 물건들을 스티커로 붙인다. 현지 맛집에서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그림 속에서 여권, 나침반 등 숨은 그림을 찾는다. 가고 싶었던 세계 각지의 여행지에선 아름다운 풍경을 컬러링으로 채우며 대리 만족을 느낀다. 미술관 투어에선 비너스 대신 고양이가 요염하게 서 있는 키프로스의 탄생을, 새초롬한 표정으로 뒤돌아보는 진주 귀걸이를 한 고양이를 만날 수 있다.

액티비티 북이라기엔 1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책이어서 모든 미션을 완료하기까지엔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 한장 한장에 담긴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컨텐츠는 만드는데도 그만큼의 노력이 들어간 흔적이 보인다. 짧은 토막시간을 보내는데 스마트폰 게임과 유튜브 시청이 더 익숙해진 지금이지만, 책이 가진 아날로그 감성과 어린 시절 즐겨하던 컬러링 같은 추억이 묻어나는 여가를 보내고 싶다면 이 책을 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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