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는 거실에 둘게요 - 1.5인가구의 모던시크 주거라이프 edit(에디트)
서윤영 지음 / 다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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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의 제목만 봤을 땐 미니멀라이프에 관한 책인가 싶었다. 그런데 읽어보니 1인가구, 2인가구를 위한 집 구하기와 스타일링, 인테리어에 관한 전반적인 조언이 담긴 책이다. 기존의 집에 대한 편견을 깬 '다시보기' 라고나 할까. 책의 초반부엔 주로 주거용 부동산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다. 이제는 4인가구를 대신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게 된 1인가구와 2인가구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부동산을 서술하고, 집을 구하는데 살펴보는 주요 조건들과 고려해야할 점들을 다룬다. 그래서 잠시 이건 부동산 도서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조금 지루하다는 느낌도 가졌다.

하지만 처음 독립해서 집을 구하는 1인 가구나 결혼으로 인해 신혼집을 구하게 된 2인 가구라면 필요한 내용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가장 영세한 주거타입인 고시원, 반지하, 옥탑방 (일명 지옥고) 으로 시작해 원룸, 다세대 빌라, 오피스텔,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지역과 형태에 따라 천차만별인 주거비용과 가격들을 고려하면 이 중에서 각자에게 가장 적합한 집을 고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의 본격적인 주제는 중반에서부터 나오는데 이렇게 구한 집을 규격화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추어 다르게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는 1인가구로 혼자 살지만, 독립 후에 애인이 주말마다 놀러오거나 그러다 같이 사는 경우 1.5인 가구로 살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방이나 공간을 플렉서블하게 활용하게 되는데 신혼부부도 각자의 방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 침대를 거실에 놓고 방 2개를 각자의 작업실이나 서재로 쓰는 것이다. 혹은 2개의 방에 각자의 침대를 두고 원룸에서 살던 스타일을 결합한 것처럼 사용하고 주방과 거실을 공유하는 방법도 있다.

부부가 따로 침실을 쓰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불과 조선시대만 해도 안채와 사랑채로 부부가 따로 침실을 썼으며 유럽에서도 귀족들은 남편과 아내의 침실이 따로 있었다. 모든 것은 고정관념을 깨면 보다 자유롭고 효율적인 공간활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비싼 집값을 생각하면 반드시 침실, 거실, 주방을 정해진 용도대로 쓰는 것보다 각자의 상황에 맞게 활용하면 더 좋을 것이다. 집에서 요리를 하지 않는 1인 가구라면 굳이 주방이 필요하지 않고 손님이 많이 오지 않는 2인 부부라면 소파가 있는 거실도 반드시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것이, 결혼 전 혼자 살았던 나는 작은 오피스텔이나 원룸에서 공간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책에 소개된 것보다 더 극단적인 시도도 많이 했었다. 쓸데없이 크기만 한 거실 한복판에 높고 커다란 앵글을 짜서 수납도 하고 공간 분할을 했었다. 지금은 결혼해서 작은 아파트에서 둘이 사는데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각자의 작업실이 필요해 내 책상과 컴퓨터는 드레스룸에 들여놓고 옷들에 둘러싸여 일하고 있다. 주방에 냉장고를 놓을 자리가 넉넉하지 않아 세탁실 안에다 놓고 옆에는 식기세척기까지 놓아서 주방보다 더 많은 가사일을 하는 보조주방으로 쓰는 중이다. 이처럼 약간의 다르게 보기를 실천한다면 탄력적이고 편리하게 살 수 있다. 이 책은 아직까지 그런 시도가 낯선 이들에게는 주거공간의 새로운 발견을 돕는 가이드가 충분히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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