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어 문화 수업 - 플로리다 아 선생의 미국 영어 문화 수업
김아영 지음 / 사람in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외국어를 유창하게 말한다는 것이, 단순히 어휘를 많이 알고 막힘없이 술술 대화를 주고 받는 것만을 뜻하지는 않는 것 같다. 왜냐하면 실제로 외국에 나가 현지인과 이야기하다 보면, 그들의 말 속에 숨어있는 어떤 맥락을 짚지 못하면 그들이 말하는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영어 뿐 아니라 한국어도 마찬가지인데 언어는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오래전부터 공유해 온 문화적 공감대에 당대 유행하는 트렌디한 문화현상까지 폭 넓게 품고 있다.



<미국 영어 문화 수업>은 플로리다 주립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저자가 실제 겪은 체험들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와 영미권 국가 간의 문화적 차이로 인해 영어 대화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들에 대해 풀어놓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은 겸손이 미덕이어서 무조건 자신을 낮추거나 내 가족을 폄훼하여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미국인들은 그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따님이 예쁘네요." 라고 말했을 때 "아유 예쁘긴요, 전혀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답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선 일상적으로 표현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당장 정색을 하며 "딸에 대해 그렇게 비하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라는 태도로 나오기 때문에 겸손이 몸에 밴 한국인 부모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영어에는 존대말이 없다고들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한다. 우리말 처럼 존칭과 어미를 다양하게 붙이며 구사하는 어휘가 없다 뿐이지 영어에도 격식을 갖추어 쓰는 관용구들이 있다. 간단한 메시지나 메일을 보내더라도 상대가 선생님이나 비즈니스 파트너 등 친구가 아닌 사람이라면 그에 맞는 정중한 표현들이 있다. 그것들을 시의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비로소 '저 사람은 영어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거리의 슬랭(slang)을 섞어 쓰거나 친근한 구어체만 남발한다면 아무리 유창해도 제대로 된 영어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미국 영어와 영국 영어의 차이점 등 지역에 따라 국가에 따라 다르게 쓰이는 영어들도 소개되고 영어공부를 하다 부수적으로 얻게 되는 소소한 팁 같은 것들이 소개된다. 무작정 단어와 문장을 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미권과 우리의 문화적 차이, 문화적 배경까지 알아가면서 공부를 한다면 훨씬 더 깊이 있는 영어 공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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