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내 집 마련 가계부
김유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이제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했을 뿐인데 벌써 내년도 가계부들이 나왔다. 어느새 저물어 가는 한해를 아쉬워 하는 이유는 연초에 세웠던 계획들을 절반도 이루지 못했는데 또 나이만 먹어가는구나 싶은 마음 때문이다. 나의 수많은 신년 계획들 중에 언제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재테크, 즉 돈 모으기다. 올해는 내게 개인적으로 아주 큰 일이 있기도 했는데 그것은 바로 결혼을 했다는 사실이다. 평생 시집을 안(못)가고 늙어죽을 줄만 알았던 내가 짝꿍을 만나면서 수많은 인생 계획과 궤도가 달라졌으며 내집 마련도 그 중에 하나이다. 나 혼자 살 때는 적당한 위치에 조그만 오피스텔 한 채로 충분했다. 하지만 둘이 함께 살면서 더 넓은 공간과 더 좋은 편의 시설, 두 사람의 출퇴근을 고려한 입지와 교통 등 까다로운 조건들이 추가되었다. 오피스텔보단 아파트에 살고 싶다는 생각도 간절해졌다.



그런 면에서 재테크의 첫 시작은 가계부 쓰기라던데, 둘을 위한 내집 마련을 생각해서라도 당장 실천해야 할 미션이다. 평소 가계부는 스마트폰의 어플을 이용해 지출내역을 적는 것으로 대신해 왔는데, 수기 가계부는 앱보다 번거롭기는 하지만 훨씬 많은 장점이 있다. 하루를 마감하며 차분히 적어내려가다 보면, 불필요한 지출을 반성하고 내일을 계획할 수 있다는 점이 첫째다. <2020 내집마련 가계부>는 제목에서 처럼 다른 가계부들과 특히 차별화된 점이 있는데, 바로 내집마련 즉 부동산 재테크와 결부하여 가계부를 쓰는 목적을 분명히 한다. 



저자 김유라는 스스로 밝힌 별명 '짠순이 복부인'에서도 알 수 있듯 자타가 인정하는 지독한 알뜰 살림꾼에 억척 주부다. 비가 새고 곰팡이가 피는 신혼집에서 시작했지만 아들 셋을 키우며 외벌이 남편의 월급을 아껴 종잣돈을 모아 지금은 말 그대로 부동산 부자가 되었다. 그의 재테크 노하우가 이 가계부에 담겨 있는데 바로 '부동산노트'와 '경제노트'를 함께 적었다는 점이 남다르다. 막연히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고 싶은 집을 목표로 정하고 매달 부동산 시세를 조사하며 차근차근 꿈을 실현해 간 것이다. 나도 예전에 기회가 있어 저자의 오프라인 강연을 들은 적이 있는데, 강의의 내용은 기억이 안나지만 상당히 긍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던 인상이 지금까지 남아있다. 어렵고 쪼들리는 환경에서도 내일을 희망 삼아 부지런히 돈을 모았고 그의 부동산 투자는 성공했다. 



이 가계부엔 그의 재테크 철학과 노하우를 살려 경제와 부동산 공부에 도움이 되는 팁들이 많이 실려있다. 비전 보드를 만들어 미래의 사진을 붙여 놓고 꿈을 시각화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몇 년간 돈을 모아야 원하는 집을 살 수 있는지 계획을 세우고, 내집 마련 선언문을 쓴다. 목표와 동기가 분명하면 가계부를 쓰는 일도 귀찮은 일에서 신나는 일이 될 것이다. 책에 담긴 다양한 절약 팁을 실천하며 푼돈의 위력을 느껴보라 말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백미는 경제 노트와 부동산 노트 부분이다. 한달에 한번 경제노트, 일주일에 한번 부동산 노트를 쓰며 집에 대한 안목을 키우고 내가 어디쯤 가고 있는지 끊임 없이 좌표를 확인하다 보면, 조금씩 목표에 도달해가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내년도 가계부이지만 올해 11월부터 미리 쓸 수 있어 얼른 시간이 지나 이 가계부를 채워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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