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공식이 있나요?
조난숙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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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력이 독특하다. 대학교수까지 지낸 수학자인데 돌연 심리학을 공부해 박사학위를 2개나 가지게 되었다. 대학에서 수학과 상담심리를 가르치고 있으며 두 가지 학문을 함께 공부한 덕에 사람을 보는 눈이 더 넓어졌다고 말한다. 수학과 심리학은 전혀 다른 영역의 학문이다. 이과와 문과라는 정반대 성향의 계열차이도 그렇지만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이는데 이 두 가지를 접목해 보면 재미난 점이 있을까? 저자는 수학과 심리학이 서로 대화를 나눈다고 표현하며 우리의 마음과 관계를 이해하는데 더 깊이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고 한다.

수학과 심리학에는 생각보다 공통점이 꽤 많다. 둘다 과학인 동시에 예술적인 속성이 많다. 간단히 말하면 <패턴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둘다 <문제풀이>가 주 활동이다. 수학은 방정식의 해를 찾거나 어려운 가설을 증명하고 심리학은 인생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수학에는 하나의 정답이 있을 뿐이지만 심리학에는 굳이 정답을 찾지 않아도 되며 여러 가지 정답이 있을 수 있다.

책에 소개되는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는데 평생 하나의 난제를 풀다가 인생을 보낸 수학자들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은 문제를 증명하고 푸는 자체에서 삶의 기쁨과 희열을 느꼈다고 하지만, 사회적으로나 인간적으로는 행복하게 보이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단절되었고 대인기피증 때문에 학문에 매달렸다는 기록들이 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절반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고 문제 풀이에 실패해도 사람은 존재 자체로 귀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대입과 수능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즐거움보단 강박으로 수학에 대해 안좋은 기억을 가진 사람이 대부분이다. 딱딱하고 의무감으로 대하는 수학이 아니라, 인간과 관계를 이어주는 심리학으로 다가갈 때 더 좋은 학문이 될 것이라는 저자의 생각에 일정 부분 동의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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