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정상의 가면을 쓴 사람들 - 뇌과학이 밝혀낸 당신 주위의 사이코패스
나카노 노부코 지음, 박진희 옮김 / 호메로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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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고, 또 그것이 들통나 여러 사람에게 비난을 받아도 부끄러운 기색 없이 당당한 사람. 아니 오히려 자신이 '부당한 대접을 받는 피해자' 라고나 '비극의 주인공'인 양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 대개 엽기적인 연쇄 살인마나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온 잔혹 범죄자들에게서 보이는 양상인데 우리는 그들을 '사이코패스'라 부른다. 하지만 그러한 사람들이 정말 남다르고 눈에 띄는 인물들만 있는 것일까? 반대로 전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혹은 정말로 우리 가까이에 주변인의 얼굴을 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확률로 따지면 100명 중에 1명 꼴이라고 하니 이런,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그러고 보니 이 책에 서술된 사이코패스의 특징들을 살펴보니 몇 가지 단서들만 가지고도 쉽게 내 주위의 몇몇 사람들을 쉽게 떠올리게 된다. 그들은 아주 평범해 보일 뿐 아니라 어떨 땐 일반인보다 더 매력적이고 유쾌하며 인기인이기도 하다. 첫인상이 좋고 예의 바르며 세련된 화술로 주위 사람들을 추종자로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그들의 실체가 밝혀졌을 때 되레 그들을 옹호하고 피해자를 비난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내 경우를 생각해 보았을 때도 비슷한 사례의 인물들이 몇 명 생각난다. 사이코패스는 범죄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뛰어난 성취를 이룬 사람들에게도 많이 존재한다. 아주 잘나가는 기업의 CEO, 운동선수, 연예인 등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사회를 이끌어 가는 리더이기도 하다. 다만 그들에게서는 일반인과 다른 특징들이 드러나는데 가장 공통적인 것 중 하나가 '타인의 감정에 공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다른 사람의 작은 상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같이 아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이코패스처럼 다른이의 슬픔, 기쁨,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여 아주 냉담하게 바라보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그로 인해 사이코패스의 범죄는 일반인의 그것보다 훨씬 잔혹하며 타인의 고통을 관찰하며 즐기기까지 한다. 때로 사람을 죽여야 하는 전쟁에서 누구보다 용감하게 적을 해치우는 영웅의 모습이기도 하다. 일반인이 쉽사리 해내지 못하는 일들을 어떤 일말의 두려움 없이 해치우기 때문에 용기 있고 도전정신이 높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물론 모든 사이코패스가 범죄자는 아니다. 그러나 범죄자의 상당수가 사이코패스라는 통계가 있으며 그들을 수용하고 다루는데 사회적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든다고 한다. 이 책은 사이코패스의 심리적 특징 뿐 아니라 신체적, 외형적 특징까지 다루고 있는데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많이 존재하며 이는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흔히 생각하는 길쭉하고 날카로운 인상이 아니라 반대로 가로로 퍼진 듯한 인상이 더 많다고 하는데 이것도 테스토스테론이 더 많은 유형이기 때문이라 한다.

인간 진화의 측면에서 볼 때 사이코패스가 100명 중의 1명이라는 높은 비율로 존재한다는 것은 그들의 존재가 오히려 인간의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어떻게든 살아남는데 더 유리한 형질이기에 이제까지 많은 비율로 살아남은 것이라니, 그렇다 해도 안심하고 그들와 어울려 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내 주변에도 사이코패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는지 관찰하고, 그들에게 휘둘려 위험에 빠지지 않으려면 미리 알고 대비하는 것이 보다 안전한 삶을 꾸려가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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