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십에 영어를 시작했다 - 어른을 위한 공부법은 따로 있다, 정재환 교수의 리스타트 영어
정재환 지음 / 보누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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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얼굴과 이름이 낯익다 싶더니 과거 개그맨으로 기억되는 방송인이다.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잘 보이지 않아 은퇴했나 생각했는데 그새 공부를 하고 교수가 되었단다. 나이 마흔에 대학을 가 공부를 시작해 박사가 되고 교수님까지 되었다는데 이 책은 그 과정을 쓴 것은 아니다. 물론 그 여정도 중간중간 녹아있긴 하지만 그보다는 영어공부에 초점을 두고 쓴 책이다. 만학도라고 하기에도 늦은 마흔살에 공부를 시작한 것도 그렇지만 공부를 하다보니 영어가 필요해 시작한 것이 오십이었다니 그의 향학열에 감탄할 만하다.

사실 생각해보면, 공부에 관해서는 딱히 정해진 나이란 게 있을까 싶다. 우리가 학창시절 해온 공부는 타인에 의해 강제된 공부였다. 대학에 가기 위해, 취직을 하기 위해, 혹은 남들이 다 하니까 이것이 정말 내게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는채 그저 했을 뿐이다. 그것은 사회가 정해둔 스케줄에 따라 공부한 것일 뿐 정녕 하고 싶어서 했던 건 극히 일부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하는 공부는 조금 다르다. 내가 필요해서, 내가 좋아해서 하는 공부다. 굳이 남에게 평가를 받고자 하는 공부가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머리가 굳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여러가지 핸디캡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급하게 서두를 이유도 없다. 예전 같으면 나이 환갑이면 다 살았는데 공부는 뭐하러 하나,  이런 시절이었지만 지금은 백살까지도 살수 있는 시대다. 책 속에 인용된 어떤 이는 65세에 은퇴를 하고 95세가 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에 후회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30년의 시간을 아무것도 배우지 않은채 흘려버리기엔 너무 긴 시간이다.

꼭 어렵고 거창한 분야가 아니어도 좋다. 이 책에서처럼 영어가 될 수도 있고 젊어서 해보고 싶었지만 못해본 것들, 정말 관심있고 배우고 싶은 것이라면 나이가 장애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청년보다 속도는 느리고 그 여정이 더딜 지언정, 한발 한발 어제의 나보다 더 잘하는 내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기쁠 것 같다. 책에는 과거보다 공부하기 더 유리해진 환경들, 더 쉬워진 해외여행이나 팟캐스트 같은 기회를 이용해 공부에 동기를 주고 추진력을 얻는 방법이 담겨있다.  큰 활자와 가독성 좋은 책이어서 금세 읽을 수 있으니 뭔가 일상에 활력을 얻고 공부를 시작하고 싶은데 쉽게 용기가 안나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장에 처박아둔 회화책을 만지작 거리며 나도 내년엔 (올해는 바쁘니까!) 포기했던 영어를 다시 시작해볼까 마음이 들뜨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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