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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레드 - 삶의 숨은 진실을 찾는 15편의 심리동화
로렌 슬레이터 지음, 조영희 옮김 / 에코의서재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RUBY RED}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를 읽지 않아 그녀의 전공법을 잘 알지는 못한다. 심리를 다룬 동화라는 말에 책을 구매했고, 무엇보다 책 표지가 너무도 마음에 들었다. 중세유럽의 문양과 붉은 색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마치 가죽위에 문양을 찍어낸 것처럼 고풍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금장양식이 달린 가죽책까지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표지가 마음에 들어 구입하게 된 것이었다.
두꺼운 책에 희열을 느끼는 나같은 사람이라면, 조금은 책을 사게 된것을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순전히 책 두께로만 이야기를 풀어보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양장도 아니고 205페이지 밖에 안되는 이 책에 8000원이란 돈을 부어 살만한 것인가, 초반에는 그런 생각때문에 읽다 말다 읽다 말다 하였다. 삶의 숨은 진실을 찾는 15편의 심리동화라는 말에 혹해서 산것은 아닌가도 싶었고, 눈에 보이는 것에 현혹되어 산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이것도 하나의 심리적인 상술이 아닐까 싶을만큼 나는 얇은 책이 싫다. 어쨌든 책 외양에 대한 것을 넘어 이제 내용으로 넘어가야겠다.
어릴적부터 수많은 동화를 읽었고, 안데르센을 넘어 우리 나라의 전래 동화, 우리 나라에 내려오는 설화적인 동화까지 모두 읽었다. 그런면에서 나는 어릴적에 나름대로의 애독자가 아니었나 싶다. 지금은 그때보다 덜 읽는듯 하니;
어쨌든 읽어본 동화도 있었고 또 새롭게 접하는 동화도 있었다. 로렌 슬레이터 작가가 시점을 바꿔 적어 그리 느끼는 것일수도 있다.
루비레드, 이 책의 제목이면서 백설 공주 이야기의 제목이기도한 루비레드. 이것이 상징하는 것은 백설공주일 것이다. 그런데도 한동안은 왜 이 책의 제목이 루비레드였나, 에서 헤매였다.
동화는 살아보고 나서야 알게 된다. 고양이 소녀 리뷰를 적었을때, 생각이 자란 후에나 완전히 갖게 될 수 있다고 적었듯이.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닌 것이다. 이 루비레드도 그렇다. 난해하고 어렵다. 여러가지 감정이 뒤섞여 있어 읽다보면 그 여러 감정 속에서 혼란스러움 마저 생겨났다.
루비레드 안에 들어있는 감정들은 고요하면서도 격렬하고 또 강렬하다. 그 의지가 뚜렷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백설공주 이야기 에서는 점차적으로 아름다워지는 딸과 아름다웠으나 그 아름다움을 잃는 여인의 감정이 붉은 과실처럼 흘러넘쳤고, 변신에서는 초록빛깔의 유리병과 하늘 너머 하늘은 사랑을 하면서도 사랑으로 인해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무채색인 감정이 하늘 곳곳에 물감처럼 퍼져있지 않았던가 싶다. 인상깊었던 부분은 꽤 있지만, 그중 기적의 알약이 내겐 하나의 코메디같이 느껴졌다. 설탕으로 만들어낸 약이 만병통치약이 된다라. 마음의 근심은 원래 넘쳐나는 법이라고 하더니 정말 그런 것 같았다. 사람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는 것 또한.
이 루비레드에서 느낀 점은 사람들의 천진하고도 순수한 욕심이다. 추악한 욕심이 아니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정을 서술했다는 점에서 나는 약간의 혼란스러운 기분을 느꼈다.
동화로만 볼 수 없는 심리극을 접한 기분. 간결했지만 강렬했고 무언가 여운이 남는다. 얇은 책이라 처음에는 투정만 부렸는데 나름대로 괜찮은 책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하지만 알았다면 사지 않았을 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진부한 표현들과 진부한 내용들. 모두가 알고 있기에 더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또 어렵고 이해가 되지 않는 표현과 내용들.
나쁘지는 않았지만, 마치 그런 느낌이었다. 내 여자 친구의 팔처럼 책임을 회피한 듯한 기분이 든 것은 왜일까. 까마귀의 슬픔의 돌을 삼켜버린 것처럼 누군가의 감정을 온전하게 짊어진다는 것은 이토록 어렵고도 오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의미에서 읽고 이 책을 사서 내 책장에 넣어두는 것이 나쁘지는 않으나 또 썩 좋은 일도 아닌 듯한 기분으로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