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4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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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4


  3권에서 보옥이 그토록 중하다 하던 습인을 시건방진 시녀로 오인하고 발로 걷어차게 되는 장면에 본인은 무척 놀랐었는데, 그로 인해 4권의 첫 시작은 습인과 보옥의 모습을 다룬다. 피까지 토해내고도 보옥을 감싸주는 습인을 보니 측은해지기도 하고. 대부인의 사랑을 받는 보옥의 철없음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것 같아 이내 씁쓸해졌다. 아직은 어리다고는 하지만 남자들보다는 여자들 속에서 소심해지고 여성화 되는 것 같은 그를 보면 왜 '옥'을 물고 태어났는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청문이 옷을 갈아입혀주면서 부채살을 밟는다고 뭐라고 하는 부분이라던지, 보옥은 의젓해지기는 커녕 더 어려지는 것 같으니 왕부인과 가정의 속앓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음이다. 그래도 주인공이라고 편애하는 본인의 모습이 어찌나 '대부인'과 같아보이던지. 

 

  대옥는 3권에서의 분위기를 몰아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을 주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으나 원래가 소심하고 우울함이 자신의 삶 그자체라 느끼는 대옥과 보옥은 싸우지 않아도 될 문제로 아웅다웅 거리고 그러는 와중에 금천아의 죽음과 보옥이 잠시 만난 기관이라는 사람을 어디에 숨겼다고 확신한 총집사와 보옥을 시기한 가환의 고자질로 인해 그의 아버지 가정이 보옥을 매질한다. 들어보지도 않고 남의 말만 믿은 가정도 문제이지만 그런 상황을 겪고도 별로 달라지는 것이 없는 보옥도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렸다.

 

  4권에서 역시 녕국부 영국부에서 일어나는 대소사가 주를 이룸과 함께 보옥과 대옥의 관계가 무르익어감과 보채와의 관계가 수면위로 떠오르듯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야기는 점차 그 목적지를 찾아가는 듯 했다. 그러나 기억에 남는 것은 대관원에서 해당시사를 열어 서로의 시를 견주고 어울리는 모습이었는데 게를 먹는다는 작은 제목을 가지고 세인을 풍자한 보채의 시, 아니 설보채라는 인물을 빌어 풍자의 시를 보여주고자 한 부분에서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눈앞의 길은 가로 세로 분별이 없고
  딱지 속 창자는 검을락 누를락
  달 비치는 물가에 벼 향기만 가득하네

 

  겉으로는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음험한 생각을 품고 있는 세인과 세인들의 원칙 없는 행동을 게에 빚댄 제3구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여서 몇 번이고 그 부분을 읽었던 듯 싶다. 나머지는 유노파가 희봉을 찾아와 대분인이 반기는 내용인데. 그 이야기는 5권으로 이어진다. 그럼, 다음회를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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