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3
중국의 만리장성 보다 더 사랑을 받았다는 석두기전 (홍루몽)의 진가는 아무래도 한편 한편 더해갈 수록 그 빛을 발하는 것 같다. 1권보다, 2권에서. 2권보다 3권에서. 그 재미가 느껴지니...그들이 그토록 열광하며 본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6권까지 쭉 보고 다시 3권의 내용을 떠올리기가 힘들다는 것은 그만큼 그 흐름 속에 제대로 빠져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자기 변명일지도 모르지만. 되새겨보는 느낌도 남다르기 때문에 한번 권해보고 싶다. 홍루몽은 왠지 중국문학을 이해하는데 가장 필요한 첫번째 절차로 생각되어 다소 어렵지는 않은가, 란 편견으로 접했고. 한번 읽기 시작하면 한 권 한 권 이해하기 보다 덩어리채 이해하는 것이 쉽다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었다. 방대한 양만큼이나 홍루몽의 내용은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깊고 끝없이 이야기의 세계가 펼쳐지기 때문에. 그러니 한번쯤은 전체적으로 다 읽어본 후에 대돈방의 그림을 보며 되새겨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하다. 본인이 책을 보기 전에 목차 대신 대돈방의 그림을 찾아 훑어보는 것은 내용의 궁금증보다는 이제는 각인된 보옥과 대옥, 대부인, 왕부인, 희봉, 습인등의 모습을 쫓기위해서인데 그로인해 본인은 홍루몽의 묘한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할 수가 있다.
이 책은 꽤나 중독성이 있다. 손에서 놓고 있으면 모르겠다가 손에 쥐기만 하면 뒷내용이 궁금해 밤잠을 설치는 금단 현상이 생긴다. 다음회를 보시라, 뒤에 적힌 시구들이 인상적이기 때문일까. 홍루몽에서는 주로 詩가 대부분을 이루는데, 본인이 이 책에 실린 모든 시를 이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주석들로 시에 대한 표면적인 느낌을 알 수는 있었지만 그 정확한 해석을 알 수가 없어 그게 무척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들은 시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은유하고 예를 들며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연극을 보고 시를 짓고, 시를 외우며 마치 새장 속의 새처럼 노래를 하는 듯한 그들의 생활이 아주 스스럼 없이 다가온 것은 아니었지만 인상적이긴 했다. 중국문학에 빠질 수 없다는 홍루몽 속의 시들이 학자들에게 어떤 식으로 해석되는지 궁금한 생각과 함께 책장을 덮었다.
3권에는 보채의 생일과 보옥과 보채를 엮으려는 조짐, 그리고 희봉이 집안의 대소사를 맡고, 대옥과 보옥. 그들의 예정된 행로가 조심스레 보여진다 할 수 있다. 1권부터 주석은 꼼꼼히 봐왔으므로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으나 그 내용이 머릿속에 정확하게 박혀오는 것이 아니라 말그대로 낱말이나 문장의 뜻을 쉽게 풀이한다는 註釋처럼 참고만 하고 넘어가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