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부를 못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
야마다 에이미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나는 열일곱 살. 미리 말해두는데, 난 공부를 못해. 하지만 세상에는 그것보다 멋지고 중요한 일이 많다고 생각해."

그리고 이제 스물을 훌쩍 넘긴 지금. 
언제나 멋지고 중요한 일을 해왔다고 생각해.
그렇기 때문에 지금 멋지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한다고 해서, 조급할 필요는 없어. 
세상에는 멋지고 중요한 일이 많으니까. 곧 찾고 말테니까.  



> 좋은 구절 보기
.BEST.
"부모에게 물려받은 귀한 몸이니까 잘 위로해주도록 해요." 
뜨거운 물을 뿌려 엄마를 쫓아냈다.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저런 엄마를 두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바로 이런 때다. 아무리 매사에 대범한 나라고 해도, 가끔을 길을 잃은 듯 헤맬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의 말이 나를 안도하게 한다. 농담 같은 안내문이 나를 위축시키지 않고 여기까지 걸어오게 했던 것이다. 고민할 정도는 아니야. 어떤 곤란에 부닥칠 때마다 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넘어왔다. 혹시, 정말로 나에게는 모든 가능성이 갖추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만 해도 목욕탕 안의 물은 한층 따뜻하고 부드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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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나 고찰이라는 건 어떤 대전제 후에나 가능하다. 즉 앞자리를 크고 강한 무언가에게 항상 양보할 정도로 겸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굶주림과 허무라는 단어는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코끼리와 개미만큼 다르다. 후자는 항상 전자에게 밟혀 죽을 가능성이 있다. (p.44) 

 도키다, 널 괴롭히고 싶지는 않아. 그 누구도 확신을 가지고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지는 않으니까. 따지고 보면 너만한 나이에 그런 확신을 가진다는 건 주제 넘는 일일지도 모르고. 미래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렇지만 인간이란 언제나 움직이는 존재야. 언제나 한자리에 서 있을 수는 없어. 문제는 간단해. 대학에 가건 가지 않건, 준비는 해야지. 실패한다고 해도 다시 생각해서 정하면 되는 거니까. 가능하면 빨리 결정하는 게 좋을 거야. (p.170-171)

그때 그는 자신이 훌륭한 자질을 가진 존재임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러나 실패했고, 패배감으로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 기묘하게도 그것은 기분 좋은 패배였다. 자신이 아무것도 아님을 안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상쾌했다.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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