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외롭구나 - 김형태의 청춘 카운슬링
김형태 지음 / 예담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아직 평생의 반려자를 찾지 못해서가 아니다. 

외롭다는 감정도 무척 좋다. 토요일 저녁 무렵에 창을 활짝 열어놓고 누워서 음악을 흥얼거리는 것도 좋고, 퍼즐 맞추다 잠들어도 좋고, 퇴근 길에 하루 일과를 되씹어보는 것도 좋다. 일요일 오후에는 청소를 하다가 예전 앨범을 꺼내봐도 좋고 책을 읽어도 좋고 산책길을 열심히 돌기도 한다. 혼자라는 것,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도, 참 좋다.

 가끔 문득 소름끼치게 외롭다는 그 순간이 아니라면, 외로움도 견딜만하다.  

외롭다고 말하면 그 순간, '지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외롭다고 말하기 싫었다. 우린 모두 결국 하나의 섬이니까, 난 너에게 신경 쓰고 싶지 않고 가능하면 너도 나에게 신경쓰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가능한 나를 그냥 두길 원하는데. 그런 이기적인 주제에, 외롭다고 느끼는 가끔의 순간이 있다는 게 스스로 용납이 되질 않는달까.

 스승도 멘토도 없는 현재에 대해, 고민하고 번뇌하는 청춘을 향해 따스한 시각으로 '외로워도 된다'라고 말해주는 이 책을 만난 건 참 다행이다. 

나, 이 책에서 힘 많이 얻었다. 난 외로워도 된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겨우 알았으니까. 

 
>한 구절, 더보기

20대는 자신의 본업을 찾기 위해서 모색하는 기간입니다. 한 우물만 파라고 그러지만, 다짜고짜 한 곳만 판다고 물이 나오겠습니까? ( 중략 ) 20대에 본업을 확정지으려고 조바심 낼 필요 하나도 없습니다. 진정 본격적인 자기의 천직, 본업의 우물을 파기 시작하는 나이는 서른이 넘어서입니다. 서른을 '뜻을 세운다'는 의미의 입지(立志)라고 하지요.

p. 25, 본업에 대해


그리고 고작 4년이란 말입니다. 인생 길게 보세요, 좀. 요즘 젊은 이들은 시간 개념이 2년 정도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인생 80년입니다. 그 중에 대학 4년 다니는 게 뭐 그리 힘듭니까. 나 원 참.
p. 72, 인생 길게 보세요



진정 가치 있는 삶은, 남들이 뭐라 생각하든 알아주든 말든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자기 길 가기에 바쁜, 그런 사람들의 삶입니다.
p. 149, 가치있는 삶

산다는 것에 대한 고통은 절절한데 기쁨은 너무 없는 삶에 지쳐있고, 더구나 기뻐질 것이라는 희망도 보이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보니 이런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 중략 ) 길가의 질경이는 지나가는 바퀴에 항상 잎사귀를 짓이겨지면서도 왜 그렇게 악착같이 살고 있답니까?
p. 219, 산다는 고통

인간이 가진 가장 집요한 에너지는 바로 외로움이며, 희망과 욕망보다 더 강한 에너지가 외로움이다. 꿈이 있는 젊은이라면 기꺼이 외로워야 한다.
p. 253,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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