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도도군 - 2007년 제13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48
강정연 지음, 소윤경 그림 / 비룡소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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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얼마나 건방지길래 이름까지 도도일까?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든 생각이었다. 이 책을 쓴 강정연 작가의 전작에도 기발하고 독특한 이름들이 많이 나왔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재치 넘치는 이름을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도도, 미미, 라라, 파파, 휘청거리, 거기다 도도의 주인인 '야'와 '그 인간'까지 캐릭터의 특성을 이름 하나만으로도 잘 표현해 내는 작가의 능력이 놀라웠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자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은 바로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가 많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애완견을 마치 무슨 액세서리 취급하며 함부로 버리기도 하고, 자신의 편의대로 성대수술과 중성화 수술을 마음대로 시키는 '야'와 그런 부인을 '야'라고 부르며 함부로 대하는 '그 인간'은 도도의 눈에 비친 우리 인간들의 모습이다. 다소 과장된 면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엄연히 존재하는 우리들의 모습이라는 걸 감출 수는 없다. 반면 동물들을 가족처럼 여기며 하나의 개별적인 생명체로 존중해주는 '어머니'나 '상자 할머니' 또한 우리들의 또 다른 모습인 것이다. 그 외에도 여러 개들의 캐릭터가 다양하고 재미있게 그려진다. 그런 여러 캐릭터들 중에 단연 돋보이는 존재는 바로 주인공 '도도'다.
앞표지에 '브이'자를 그리며 떡 하니 앉아 있는 모습처럼 도도는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도도함을 잃지 않는 당당한 개다. 비록 이름의 진짜 뜻은 그게 아니었지만 그래도 절대 기죽지 않는다. 그래서 건방져도 밉지 않는 사랑스런 캐릭터다.


단지 뚱뚱하다는 이유만으로 주인에게 버려질 때까지만 해도 도도는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개였다. 주인이 주는 대로 먹기만 하고 움직이기도 싫어하는 게으른 애완견일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도도는 이렇게 말한다. '난 한번도 주인을 가져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내가 누군가의 주인이었던 적도 없다. 그냥 난 나다.' 바로 그런 점이 도도가 다른 개들과 구별되는 점이라 할 수 있다. 또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도도는 자신의 동반자를 찾아 떠나는 힘겨운 모험을 감행할 수 있었던 거다.
힘든 고비를 겪기도 하지만 동반자의 관계를 넘어 가족을 발견하는 도도가 참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작가의 말처럼 도도의 모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서로간의 필요보다 더 소중한 이해와 사랑을 '도도'도 언젠가는 깨닫게 될 것이라 믿는다.

 

이 책은 건방진 '도도'가 당당한 '초롱이'가 되기까지의 모험을 담고 있다. 하지만 그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곳곳에 숨어 있는 더 많은 메세지를 발견하게 된다. 작은 개에 불과하지만 누구의 소유도 아니며 마땅히 존중 받아야할 생명체라는 것을 일깨워 줄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 치환시켜 읽어도 손색없을 도도의 자아찾기, 그리고 보청견에 대한 정보까지...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이야기를 도도의 도도함과 재미있는 그림 덕분에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또 그런 메세지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유쾌, 발랄한 상상력으로 버무려낸 작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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