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 곽재식의 방구석 달탐사
곽재식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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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 한국에서 발사하는 첫 달 탐사선 '다누리 호'의 여행이 시작된다.

무사히 5개월 여의 여정을 마치고 달에 사로잡힐 수 있기를.


나름대로 달에 대한 사랑이 깊었던 만큼 이번 신간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라니!

무엇보다 다누리 호의 발사와 맞추어 기획된 도서라는 점이 포인트였다. 달에 대한 미신과 환상, 역사 속에 달이 남긴 흔적과 이번 다누리 호의 설계까지 총망라한 '재미있는' 과학 도서! 

지식적 측면과 재미적 측면 모두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곽재식 작가를 저자로 모셔온 이번 신간!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즐길 거리가 잘 버무려진 책이라고 생각하며, 일독을 추천드리고 싶다. 

해당 이슈에 대한 저자의 결론과는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도 계실 수 있겠지만(?), 그것을 다루고 있는 '과학 도서'를 읽어볼 수 있다는 건 정말 '귀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달의 이면에 설치된 외계인 기지와 보름달 아래서 울부짖는 늑대인간, 펄럭이는 깃발로 들통나버린 NASA의 달 착륙쇼까지!


무척 즐겁게 읽었지만,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내면적으로 저자의 결론에 반박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는데, 익숙해진 것에 대한 믿음이란 무섭다는 걸 느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식이다. 보름달이 사람에게 미치는 광기 효과에 관한 단어로 lunatic이 있다. 보름달이 뜨면 사건 사고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효과는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으며, 보름달 자체가 영향을 준다기보다는 보름달의 밝기로 인해 평소에는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발견되면서 그런 유사 효과가 나타났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영향이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영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각각의 논문의 신뢰도 싸움이다. 그러나 그렇게 파고들어갈 생각은 없고 (아마 효과가 있다 쪽이 질 것이다) 개인적 사견을 덧붙여보는 정도에서 그치려 한다. 조수 간만의 차가 달과 지구의 거리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동 저서의 다른 장에서도 다루는 내용이다. 서해가 동해보다 더 영향을 받는 이유는, 본문 내에서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동해보다 서해가 더 얕기 때문이다. 첫째로 해수의 질량으로 인한 차이가 있으며, 둘째로 얕은 바다에서는 지면의 노출 여부로 인해 썰물 효과가 더 극명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그렇다면 신체의 70%가 물인, 아주 작은 물방울 덩어리들인 인간은 어떨까? 


여성의 생리 주기와 달에 관련한 연구들이 존재한다. 월경이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연 그대로의 상태 (주거 환경, 섭취물, 생활 리듬 등을 모두 통제한다면) 를 기준으로 할 경우 생리 주기는 자연스럽게 달의 주기를 따라간다는 것이다. 해당 내용을 신뢰한다는 전제 하에, 그렇다면 달이 인간의 감정적 영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고 보는 것도 타당하지 않겠는가? 


등등 다양한 방면에서 달과 관련된 무척 흥미로운 주제들을 만날 수 있다. 


"어째서" 우리는 달에 매료되는가?

그 이유가 무엇이건, 우리는 각자의 답을 가지고 달을 사랑할 것이다. 언제나 옆에 있어왔던, 하지만 매해 4cm씩 멀어지고 있는 달을. 

달이란 실제로 어떤 것인지,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우리가 달에 간다면 어떤 것들을 할 수 있을지. 

혹은 우리가 믿어왔던 달에 관한 신화가 실제로는 거짓(혹은 진실)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지. 


이 모든 질문들을 안고, 우리는 달에 간다. 

아니, 가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 팀은 섀도캠shadow cam이라는 기계를 만들겠다고 했고 그것을 다누리에 태워달라고 제안했다. 이 기계는 달의 크레이터에 생기는 그림자 지역, 즉 그늘 지역의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한 장치다. 학자들은 섀도캠을 이용하면 어디에 물이 얼어붙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도대체 우주 저편에 무엇이 있고, 어떤 신비한 원리가 숨겨져 있길래 이렇게까지 막강한 힘을 가진 입자들이 날아오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언젠가 그런 원리를 사람이 응용하여 지금은 상상하지 못하는 어떤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때가 올까? 이런 문제의 답을 조금씩 추측해나가는 데에도 달과 월석을 연구하는 일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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