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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의 과학 허세 (리커버판, 양장)
궤도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6월
평점 :
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빨려들듯이 매끄럽게 읽히는 것에 비해 다루고 있는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안구의 흰자와 길들여짐의 관계성, 온난화가 초래하는 빙하기, 시선이 양자적 결정에 미치는 영향 등등.
그럼에도 적절한 드립과 예시들이 저자가 전달하고자 한 핵심들을 쏙쏙 머릿속에 새겨준다. 이 책을 먼저 읽고 <입자 이론의 역사>를 읽었더라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저자는 현재 활동명 '궤도'로 '약', '공진'(현재는 부재), '항성'(비고정 멤버)과 함께 유튜브 채널 '안될과학'을 진행하고 있다. 현실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사실 현실 속의 법칙들을 연구하는 것이 과학이기 때문에 '현실'이라는 단어 선택은 적절하지 않다) 다양한 주제들에 쉬우면서도 묵직한 설명을 제공한다.
누구나 자신이 아는 바에 기초해서 현상들을 해석한다. 하지만 같은 현상을 두고도 어느 지점에선가 갈라져 제각각의 해석이 나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모든 결정은 제각각의 가치가 있겠지만, 한 개인의 입장에서만 생각할 때 과학적 기초 지식이나 사고 습관이 있다면 조금은 더 현명하고 유리한 결정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혹은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일상을 조금 더 호기심 어린 즐거움으로 채워갈 수 있을 것이다.)
눈앞에 닥친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은밀하게 숨겨진 과학적 발견을 해내는 건 정말 중요하지만, 그만큼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과학을 끊임없이 두근거리도록 생기를 불어넣는 작업 역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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