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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자이론의 역사 - 다윈과 셰익스피어 사이에서
폴 프램튼.김진의 지음, 최기영 옮김 / 동아시아 / 2021년 12월
평점 :
이 책은 두 명의 이론물리학자가 공저한 책이다. 저자들은 이 책이 대중과학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대중서'라고 보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들이 많지 않나 싶다. 하지만 흔히 언급되는 '초끈이론', '장이론', '힉스입자' 등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보실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초반에는 현대 과학이 자리잡아온 역사들을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부터 더듬어 올라온다. 당시에는 '과학'과 '신학'과 '철학'의 구분이 모호했으므로, 과학적 성취를 이뤄낸 이들이 철학자나 종교인인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특히 측정과 실험이 어려웠던 시기에는 이론과 가정으로부터 출발해 관찰과 사고로 이론을 정립해야 했다.
흥미로운 부분도 많았고, 특히 리정다오와 양전닝의 연구가 가지는 현대적 의의에 관해 자세히 다뤄준 부분이 좋았다. 이는 이전의 <빛의 양자컴퓨터>에서 조금 아쉬웠던 부분인데 개인적으로는 도움이 많이 되었다. 또 뉴턴 역학으로 넘어오기 전, 천체 물리가 제대로 태동하기 위해 천문학과 점성술의 영역을 다루고 있는 파트도 흥미롭다. 과학자의 시각으로 바라보아 당대의 믿음과 종교에 대해서는 사뭇 거리를 두고 있지만 기본 내용은 <점성술로 되짚어보는 세계사>에서 다룬 부분들을 다시 떠올려볼 수 있었다. 간략하게 다루고 있지만 오히려 그 점 덕분에 케플러로 이어지는 인물의 흐름을 이해하기는 좋았던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