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사피엔스 - 또 하나의 현실, 두 개의 삶, 디지털 대항해시대의 인류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1월
평점 :
일시품절


'메타버스'라는 표현은 이미 여기저기에서 접해왔지만, 제페토나 로블록스 안에서의 활동이 확장된 온라인 게임과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하다. 현실과 동일한 가상공간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서의 매매가 아이템 현질과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서도. 약간의 시간 차를 두고 아날로그 세계에서의 사건이 연동되는 디지털 세계라면 흥미로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정도였다.


그리 두껍지 않은 이 책은 간결하고 직관적인 설명으로 현재의 상황과 그것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이어준다. 메타버스에서 가능한 '정보의 체험', 즉 몸을 가진 embody 정보는 하나의 공통된 세계를 구현할 수 있는 힘을 가진다. 저자는 본질적으로 '현실'이라는 것이 개인이 체험적으로 감각하는 정보의 집합체이며, 그것을 다른 개체와 공유하고 있다고 믿기에 '현실'이라는 공통된 믿음이 존재할 수 있다는 지점에서 시작한다. 각자가 체험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쉽게 변화할 수 있는지, 또한 얼마나 쉽게 선입견 속에 갇힐 수 있는지를 설명한 다음, 그렇기에 '다수가 공통으로' '메타버스'를 경험하게 될 때 그것이 충분히 하나의 현실적인 세계가 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암시한다. 현실이라는 세계 역시 하나의 가상 시뮬레이션일 확률이 높다는 역설적인 설명을 통해서.

 

처음에는 인터넷의 발명으로 책 1권의 가격이 1만 원에서 0원으로까지 떨어지자, 모든 사람이 무료로 양질의 교육을 받고, 과학이 대중화되며, 사회가 투명해질 것이라는 예측들이 난무했습니다. 그러나 수십 년이 지나 우리가 온라인에서 경험하는 것은 명백한 진실들이 아니라 온갖 필터 버블 filter bubble과 다중 현실이지요. 필터 버블이란, 인터넷 서비스 생산자가 이용자의 선호도에 맞추어 이용자에게 정보를 선별적인 제공함에 따라 이용자가 스스로 선호하는 정보에 갇히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거품은 인간의 본성을 잘 반영하고 있지요. 예를 들어, 인간은 균형 잡힌 관점을 가지고 다양한 정보를 낱낱이 조사해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자신의 믿음과 부합하는 정보는 받아들이면서도 그렇지 않은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을 지닙니다.
- P118

결론적으로, 뇌는 가능하기만 하다면 편한 곳에 머물며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재화나 서비스를 소비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Z 세대의 고향은 아날로그 현실이 아닌 디지털 현실, 즉 인터넷입니다. 다시 말해, Z 세대의 뇌는 인터넷에 최적화되어 있기에, 지금 한국에서 자라나고 있는 Z 세대 그리고 그 이후의 알파 세대의 진정한 ‘고향‘은 대한민국이 아닌 인터넷이라는 말입니다. - P14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