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또 안 되고 있고
이번에도 잘은
안 될 것 같다고,

근데 이 안 됨이
몹시 기쁘니 이상한데
어쩌지 애가 닳진 않는다고

난 그냥
미친 게 아니겠냐니까,
울던 사람이
맞다고
빙긋이 웃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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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변하면 모든 것이 변한다.
ㅡ 발자크ㅡ

스터디 카페 푸드존 벽에 적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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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na.co.kr/view/AKR20250821051500064

타는 듯 나려 쬐는 저 들판에
일하는 사람들 더위 먹겠네

구름들아 햇볕 좀
가려라 가려라

죽도록 일해도 고생 많은
땀 철철 농군들 더위 먹겠네

바람들아 자꾸 좀
불어라 불어라

ㅡ 더위 먹겠네, 권태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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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기는 떨리기이며
동시에 떨어내기이다.

부끄러움 안에
있기이면서
부끄러움하기
동시에 부끄러움살기.

떨림을 떨쳐내는 마음이
꿋꿋하기가 쉽지만,
떨어내는 것은
쳐내는 것과 다르다.

늘 떨고 있는
내 밖의, 나와 다른
두려움들을
그리웠다는 듯
품어안기이다.

손을 덜덜 떨며
어제의 시를 찢는다.

파동 안에 있기.
움직이기.

모르는 떨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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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 지기
-정창교 (안동 대곡분교 3년)

아버지하고
동장네 집에 가서
비료를 지고 오는데
하도 무거워서
눈물이 나왔다.
오다가 쉬는데
아이들이
창교 비료 지고 간다
한다.
내가 제비 보고
제비야,
비료 져다 우리 집에
갖다 다오, 하니
아무 말 안 한다.
제비는 푸른 하늘 다 구경하고
나는 슬픈 생각이 났다.
-1970

가끔 내가 무겁다 싶음 들춰보는 책 있거든 
일하는 아이들(이오덕), 아이들 시를 담은
그 책 속에 든 시들 중에
비료 푸대를 지고 가는 아이가 나오는 시 있지
초등학교 3학년 애가 제 몸집에 비해 
너무 너무 무거운 비료를 지고 가면서
제비한테 좀 져달라 하지만
안 져주지 못 져주지 제빈데 제비니까
근데 갑자기 아이가
제비는 푸른 하늘 구경 다 하고
그런 말을 하는데 
무거움과 슬픔이 그냥 무겁고 마냥 슬프지 않지
부러움과 설움이 끼니까 그럴까,
불쑥 푸른빛이 드리우는 거 있지
지고 가는 이들 위엔 푸른 하늘이 있어
그 하늘을 다 구경하는 제비가 되었다가
아이로 되돌아온 한 아이를 만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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