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떨어지니 기분이 좋을 리는 없지만
각오가 새로워지니 또 슬그머니 기쁘다.

어쩜 내가 될 수도 있었지만
내가 아니어도 이제 그것까지 다 나야,
그 정도로 기쁘다니까.

그게 시라서 그렇다네,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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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어 쓸 때를 지나면
씌여서 써야 한다

씀과 함을
몰아 지나감이 한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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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이었나

내가

이렇게 사람이었나

책 읽다 잠든 새벽

사람의 이상함이란

책 밑에 깔린 얼굴을

꺼내 세수하다가

사람 아닐 것들을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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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버리고

다시

새로

빈 종이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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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죽을 것처럼
살고
쓴다

내일이 없어도

나를
찾아다

아이들에게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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