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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슬립 ㅣ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1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월
평점 :
탐정이야기라면 영국식 홈즈와 미국식 말로다. 사실 홈즈는 잘 알려진 캐릭터지만 “말로”라는 캐릭터에 대해선 잘 모른다. 하지만 흔히 생각하는 사설탐정의 전형적인 캐릭터가 바로 “말로” 였던거다.
레이먼드 챈들러가 창조한 말로라는 캐릭터는 우리가 탐정이라고 생각하면 딱 떠오르는 그 이미지를 창조했다. 반항적인 전직 형사에, 신사 모자를 쓰고, 트랜치 코트를 입고, 담배를 물고, 정리안 된 사무실, 고독, 터프하고, 인내심이 많고, 금지된 것에 휘둘리지 않고, 권총을 든 느와르 풍의 이미지. 딕 트레이시 풍의 배경에 나오는 그런 외모의 탐정이다. 유치하지만 여자들이 “나쁜 사람”, “매정한 사람 같으니라고~” 하면서도 매력에 빠져버리는.
챈들러가 만든 캐릭터를 후배들이 따라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이 소설이 그런 탐정 소설의 최초였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면 너무나 전형적인 탐정의 모습에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원작을 보고 아류작이라고 말할뻔 한거다. (작가는 1888년 생이다. 1800년대!!)
레이먼드 챈들러에 대해선 <하드보일드 에그>라는 소설에서 처음 이름을 들었다. 알고보니 하루키도 챈들러의 팬이었다고.
험프리보가트가 주연한 <빅 슬립>도 있다고 하니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추리소설이나 탐정물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어떤 특정 장르의 스타일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만족스럽다. <롱 굿바이>도 보는게 좋겠다. 챈들러가 발표한 6권의 장편 중에서 시작이 <빅 슬립>이고 끝이 <롱 굿바이>란다. <하드보일드 에그>에서도 챈들러의 <긴 이별(롱 굿바이)>를 보라고 추천하는 장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