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만큼 아프진 않아 - 제16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황현진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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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밤은 길다. 새벽 6시면 벌써 창가가 환하게 밝아지고, 저녁 7시 넘어서까지 집 앞마당이 대낮처럼 밝기는 하지만 그래도 정선 가리왕산의 밤은 길다. TV도 없이, 눈병이 난 채로 살다 보니 밤은 더욱 길어진다. 영농조합 사무실 겸 같이 농사를 짓는 선배의 숙소로 쓰는 집 책꽂이에 꽂혀 있던 책 중에 표지가 눈에 띄어 끄집어낸 것이 "죽을만큼 아프진 않아" 이 책이다. 눈병으로 눈이 침침해 글자가 좀 더 크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다 보니 이 책이 선택되었고, 제6회 문학동네 작가상을 받았다는 표지의 광고 글귀가 결국 나로 하여금 이 책을 읽게 하였다.


첫 페이지를 읽으면서 바로 청소년들을 배경으로 하는 성장 소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성장 소설답게 쉽게 읽혔다. 전반적으로 여태 읽은 다른 성장 소설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그냥 평범한 성장 소설이다. 너무 세월이 지나서인지, 아니면 시대가 너무 변해서인지 나의 청소년기가 떠오르거나 나의 모습과 비교되거나 하지는 않았고, 이미 대학생이 되어버린 딸과 아들의 모습을 한 번쯤 투영해보긴 하였다.


"죽음만큼 아프진 않아"를 통해 내가 미처 몰랐던 이태원이라는 동네에 대한 슬픈 역사를 알게 되었다. 이것 하나를 나에게 알려준 것만도 이 책은 나에게 충분히 읽은 만한 가치를 느끼게 해주었다. 전반적인 글체는 성장 소설답게 쉽게 읽을 수 있게 간결하게 쓰여 있다. 내용은 읽다 보면 대충 이렇게 흘러가겠구나 하는 예상을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어쨌든 한동안 책을 못 읽었었는데, 덕분에 오랜만에 책 한 권을 읽어다는 푸듯함을 가져다 준 책이다. 점수는 85점


끝으로 책을 읽으면서 박장대소했던 구절이 있어 소개한다. 게이가 아닐까 고민하는 친구의 알몸을 본 후 주인공이 하는 대사 "게이로 살기엔 참 아까울 정도로 훌륭한 자지가 아닐 수 없었다"



출처: http://www.funispower.kr/687 [즐거움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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