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유정식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까지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디자이너로 개인작업을 하는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보니 처음보는 사람에게 나를 소개할 때 보여줄 수 있을만한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작품활동을 해야할지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랜시간 그림과 디자인 기술 등만 익혀온 나는 창작활동 외 다른 업무는 관심도 없었을 뿐 아니라 개념조차 없던 상태였다. 나와 나의 작품을 찾아 의뢰를 받는 일이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면서 그때서야 공부하고 배워 채워나갔다. 한발 앞서 어떤 방식으로 나의 작품을 조금 더 빛나게 할 수 있을지,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고민은 가득했지만 마땅한 해결방법을 알 수 없어 고작 SNS에 작품을 업로드할 뿐이였다.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제목처럼 누군가가 나의 작품활동을 위해 안내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사실 가장 원하는 것은 당장 나의 작품 하나가 대박이 나서 큰 돈을 벌고 싶다기 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을지 오래도록 지속가능한 작품활동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이 책에는 작품활동을 하고있지만, 작품활동 하기를 꿈꾸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지어진 안내서이다. 작품들을 어떻게 포지셔닝 해야 하는지, 어떻게 마케팅해야 하는지, 그런 작품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경력을 어떻게 쌓아가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작품활동에 있어서 항상 작업에는 무엇인가를 목적으로 가져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최상의 마케팅 방법이다. 멋지고 인상적인 것, 오락적이고 잠시나마 이슈가 되는 것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어떤 문제가 중요하고 영속적일수록, 예술의 경우 인간의 경험의 필수적인 부분을 분명하게 표현할수록 그것을 다루는 작품도 중요해지고 오래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p78

나 역시 개인작업을 할 때에는 목적과 의미를 생각하는 시간이 실제로 창작물을 그려나가는 시간보다 길다. 더 깊이 있고 진정성이 있으며, 나의 가치관을 담을 수 있는,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분명한가에 대해 꼬리를 물고 고민하는 편이다. 단순히 인간경험에 대한 이야기보다 가치관과 목적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편이다. 가끔 주변에 이슈가 되는 자극적이며, 오락적인 창작물들이 흥하는 것을 보며 많이 흔들릴 때가 있다. 하지만 결국은 돌아와 나의 길을 묵묵히 가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이 부분에 있어 많은 용기를 얻었다. 예술은 마라톤이며, 위기와 최악의 상황을 만나더라도 이것이 여전히 가치있는 일인가에 대해 질문하고, 그 절망 속에서 결국 심오한 나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

이러한 의미와 가치관을 중심에 새기고 이 시대에 걸맞는 방법으로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작품활동을 이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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