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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구 아저씨 - 좌충우돌 자영업 생존기
마정건 지음 / 청년정신 / 2019년 1월
평점 :

문방구 아저씨
좌충우돌 자영업 생존기
어릴 적 한번쯤 꿈꿔봤을 문구점의 주인. 아기자기하고 예쁜 문구류 사이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것을 기대하지만 여기에 동네 문방구를 운영하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진짜 문방구 아저씨의 이야기가 있다.
20여년간의 직장생활 후 문방구 겸 서점을 창업하여 5년째 운영하며 겪은 일들과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 등을 다룬다. 직접 겪은 일들을 생생하게 전달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자영업자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창업을 결정할 때에는 얼마나 많은 준비가 필요한지, 어떤 마음으로 운영해야 할 지 느끼게 해준다. 개인적으로 프리랜서 예술활동을 하며 이와 연관되어 자영업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이 책을 만난 건 행운과 같았다.
자영업자로 살아가기 위해 읽어야할 필독서들을 많이 읽어보았지만 어느 책 보다도 현실적인 면을 많이 보여주고 있어 "만일 나라면?" 이라는 질문을 많이 해보며 읽었다. 지나치게 현실적이기 때문에 낙담할 수도, 기대감이 떨어질 수 도 있겠지만 그만큼 더 창업을 함에 있어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여진다. 읽던 중 가장 슬프면서도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
"지금의 난 가까운 친구들에게조차 나의 개인적 사정 전반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들도 뭍지 않는다. ...
고단한 개인사는 친구들을 부담스럽게 만들고 말하는 자의 마음만 심란해질 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우린 통찰하게 된 것이다."
이 문단에서 삶의 고단함이 짙게 묻어났다. 이러한 일들이 쌓이며 통달한 느낌이 들어 겹겹이 쌓인 상처로 더욱 단단해지게 된걸까? 가까운 친구에게조차 이야기할 수 없는 감정들이 있다는 것에 깊이 공감했다. 사회초년생인 나와 내 친구들은 만나면 '누가누가 더 힘든가?' 마치 대결을 하는 것처럼 수많은 서러움을 쏟아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허탈하기까지 한 날도 있었다. 서로의 지치고 힘든 마음을 헤아리고 위로할 여유 조차 없다니 현실은 잔인하기만 하다. 특히 자영업을 하면서 겪는 설움은 직장 내에서 겪는 설움과는 또 다르기에 구구절절 설명해가며 사정을 토로하기도 피곤함이 되어버리곤 하다. 점점 닥친 상황에 오롯이 홀로 견디며 살아가게 된다는 것. 그래도 한참 지난 미래에는 모두의 마음에 여유가 생기게 되어 만날 날을 기대한다.
한번뿐인 삶이건만 하루하루 먹고 사는 일에만 매달려 살아야 한다면 도대체 그런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나 또한 이 물음에 언젠간 답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