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 세상에서 단 한 사람, 든든한 내 편이던
박애희 지음 / 걷는나무 / 2019년 1월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세상에서 단 한사람, 든든한 내 편이던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저자가 라디오 작가로 활동하던 때, 저자가 쓴 오프닝 멘트는 엄마에겐 '딸의 안부'였다.

매일 오프닝 방송이 끝나고 첫 곡이 흐를 때면 저자에게 한통의 메세지가 도착하곤 했다.

방송 일을 시작한지 13년째가 되던 해에 그 문자메세지는 받을 수 없었고, 엄마는 더이상 저자의 오프닝을 들을 수 없게 되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상실을 겪은 사람으로서 먼저 손을 내밀고 싶었고, 세상 어딘가에 있을 나와 같은 사람을 위로하고자 했다.

담담한 문체로 엄마와의 추억이 된 일상들이 나열되어 있음에도 추억 속에 깊게 묻어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 영화에서 그랬던가. 세상에 내 편 하나 있으면 살아지는 게 인생이라고. 그 말에 동감한다. 

인생이 크고 작은 돌을 계속 던져도 사는 일이 수월하게 느껴지던 그런 때가 내게도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이 다 등을 돌려도 내 편이 돼 줄 엄마가 함께하던 시절...

p60

화나고 억울하고, 두려울 때마다 엄마에게 말하고나면 괜찮아지던 때가 있었다.

엄마는 항상 상황을 시원하게 정리해줬고, 엄마처럼 내 편인 아빠도 언제나 내 편이었다.

엄마는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었다.

시어머니께 부탁하듯 했던 말 중에 '다른건 몰라도 속이 깊고 진심이 있는 아이에요'말이 생각난다.

엄마는 혹여 시댁식구즐이 딸의 마음을 오해하실까, 딸의 진심을 몰라주실까 염려했다.

엄마의 말처럼 거짓이 없는 참된 마음, 진심을 어떻게 해야 품을 수 있을까 생각한다.

생각이 복잡할 때마다 더 단순해지려한다. 사람의 마음과 마음 사이에서 울고 웃는 인생을 겁내지 않고 기쁘게 살아가고 싶다.

엄마를 잃은 딸이 뒤늦게 엄마의 삶을 돌아본다. 엄마가자신들 곁에서 언제까지나 변함없이 있어 줄 거라 믿은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는가를 

깨달은 딸은 아프게 말한다. 만약엄마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다시한번 주어진다면 그때는 꼭 말하고 싶다고. 엄마가 온 인생을 바쳐 해낸 모든 일을,

엄마의 인생을 사랑한다고

p93

항상 그리움은 슬픔의 감정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리움은 아픈거라고, 당신들이 그걸 아느냐고 괜한 원망을 품기도 했다.

그 시간을 돌아와 가만히 생각한다. 어쩌면 그리움은 축복일지도 모른다고.

p247

언제나 함께일거라 생각했던 부모님과 더이상 함께 살아갈 수 없게 될 날을 가끔 상상해본다. 

지금보다 더 철없고 어린시절에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을 이제 하나 둘 떠올리게 되었다.

여전히 상상도 하기싫지만 그런 생각들을 떨치려 괜시리 옆에 있는 엄마를 껴안아본다.

함께하는 시간들을 소중하게, 후회없이 사랑하며 보내고 싶다.

언젠가 부모님을 그리워하게 될 날이 와도 후회 대신 사랑했고 사랑하는 순간들이 추억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