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 런치의 앗코짱 앗코짱 시리즈 1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유즈키 아사코 소설





책의 제목에서 벌써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매일 이른 아침 무거운 몸을 일으켜 직장에 가는 것도 힘든데

매일 직장 상사의 도시락을 싼다니?

이 소설의 주인공인 사와다 마치코 역시 매일 도시락을 싸와서 자신의 점심과 바꾸기 놀이를 하자는 직장상사의 제안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노!' 라고 단호히 거절을 못해 승락해버리는 자신의 모습에 기분이 축 쳐지기까지 한다.


사실은 요 며칠 4년간 만난 남자친구와의 이별로 기분이 좋지않은 것이 사실이다.

회사주변에 점심식사를 하기에 적당한 식당이 없어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지만

그 날은 입맛도 없었기에 무인양품 양철도시락에 적당히 싸온 도시락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직장상사인 앗코짱은 일개 파견직 사원인 마치코에게 왜 점심을 바꾸자고 제안했을까?

마치코는 당장 주말부터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준비하느라 이별의 슬픔에 잠겨있을 시간이 없다.


앗코짱은 사실 귀여운 별칭과 달리 마치코와 20살정도 차이가 나는 45세의 구로카와 부장이다. 

직장의 누구도 앗코짱이라 부르지 못할 정도로 어려워하는 상사이기도 하다.


갑자기 마치코는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도시락과 바꾸기로한 앗코짱의 점심식사가 조금은 기대되기도 했다.

이 직장을 다니면서 천엔으로 식사를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앗코짱의 점심식사 코스를 그대로 밟으면 왠지 멋진 커리어우먼이 된 듯한 느낌이 들 것만 같았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주일!

생각지도 못했던 점심식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앗코짱이 내민 봉투안에는 약도와 천엔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간판의 이름도, 메뉴의 이름도 적혀있지 않았고 건물이름만 적혀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길을 나서서 걷다보니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기분을 느낀다.


간신히 찾은 건물 한켠에는 작은 카레집이 있었다.

주인장은 직장을 다니며 점심에만 장사를 하는 독특한 식당이었고, 메뉴는 카레 하나뿐이었다.

처음으로 자신이 끓인 카레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끓여준 카레를 먹는 기분을 알게 된다.


이후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에도 황당하게도 약도와 천엔이 들어있는 봉투와 함께 운동복과 운동화를 주고

짧지않은 거리를 달린 후 맛있는 음식을 먹게하는 일도 있었고,

어떤 날은 직장에 다니며 손에 꼽을 정도로 잘 보지 못한 사장님과 옥상에서 초밥정식을 먹는 경험도 하게 된다.


대망의 마지막 날, 금요일에는 월요일에 갔던 카레집을 가게되어 기대와 달랐지만

카레맛이 좋았으니 같은 곳을 한번 더 가는 것이 나쁘진 않았다.

 

그런데 또 한번 주인장으로부터 생각지 못한 막중한 임무를 받게 된다.

매주 금요일 양로원으로 봉사활동을 가는 주인장 대신 가게의 카레를 파는 것이였다.

마지막 한 그릇은 마치코의 몫으로 남겨야했지만 거절하지못하는 성격탓에 자신의 카레는 커녕 새로 들어온 손님의 카레도 준비하지 못했다.

일주일간의 점심식사 바꾸기를 하는동안 아이디어를 얻은 마치코는 새로운 카레 레시피로 손님을 받는 임무를 감당해냈다.


결국 점심을 먹지 못한 자신의 모습에서 지난주 금요일의 앗코짱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앗코짱의 배려로 무사히 점심식사를 마친 마치코는 앗코짱으로부터 의외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처음보단 도시락 맛이 나아졌다는 칭찬아닌 칭찬을 받았는데 그 말인 즉슨

앗코짱은 처음부터 마치코의 점심 도시락이 탐이나서 바꾸자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마치코가 남자친구와 이별한 다음날의 우울한 모습을 보고 제안을 했던 것이었다.

평소 일에 있어서 냉정하고 철두철미한 앗코짱의 모습에서 사적으로 파견사원인 마치코의 마음을 읽은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여전히 처진 입꼬리와 표정변화가 없는 얼굴이었지만 앗코짱의 눈빛에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이렇게 따듯한 제안을 해주는 직장상사가 있을까? 

그게 아니라면 나는 누군가의 마음을 캐치하고 재미있는 제안으로 마음을 풀어주는 상사나 선배가 될 수 있을까?


사실 이 이야기는 일본에서 드라마로 방영된 적이 있어 드라마로 먼저 접했다. 

책을 읽는 내내 드라마의 장면이 떠올라 더욱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진정한 츤데레의 표본 앗코짱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유즈키 아사코 작가의 앗코짱 시리즈는 일본에서 폭풍같은 인기를 끌었다.

아마도 많은 독자들도 앗코짱의 매력에 빠졌을 거라 생각된다. 어서 앗코짱 시리즈의 후속작을 읽고 싶다.



한 끼의 식사로 직장동료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귀엽고 따뜻한 이야기

앗코짱 시리즈의 런치의 앗코짱!

이봄 출판사의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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