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탁의 시집 『투명한 짐승들의 계절』은 도시를 살아가는 인간의 내면을 ‘짐승’이라는 은유로 투과해 보여주는 작품이다. 시인은 일상의 풍경 속에서 길을 잃은 감각과 불안, 고독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현대인의 존재가 얼마나 투명하게 소모되고 있는지를 묻는다. 편의점, 골목, 신호등 같은 익숙한 공간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감정의 생태계로 변모하고, 그 안에서 인간은 문명과 본능 사이를 떠도는 존재로 그려진다. 언어는 단정하게 설명하기보다 균열과 파편의 방식으로 흘러가며, 독자로 하여금 시 속 공백을 스스로 채우게 만든다. 이 시집은 삶의 표면 아래 숨겨진 감각을 끌어올리며, 우리가 지나쳐온 시간과 감정의 흔적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