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독서

여자의 독서 - 완벽히 홀로 서는 시간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7월

나는 남자이지만, 이번에 읽은 책은 <여자의 독서>이다. 제목을 여자의 독서로 정한 이유를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으나, 읽고 나니 저자의 의도가 이해가 가는 그런 제목이다.

미리 말해두는 한 가지는, 이 책은 페미니즘과는 큰 연관이 없고 오히려 어떤 의미로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페미니즘 운동들에 대해서는 '반증'일 수도 있다. 그 점은 일단 일러두고 리뷰를 시작해 본다.

표지 디자인이 심플한게 딱 내 스타일이다. 저자인 김진애 씨는 물론 꽤 유명한 국회의원 출신 저자이지만 좀 더 자세히 알아보려 한다.

저 시대에 커리어적으로 성공한 여성? 슬프지만 우리나라에 정말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게 바로 필자인 김진애 씨가 가지고 있는 확실한 강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자신감, 그리고 남자세계라 불러도 큰 무리가 없을 세계에서 여성으로 살아남으며 내재화했던 자신의 여러 생각들이 이 책에 '독서'라는 메인 테마를 통해 담겼다.

책 내용을 구구절절 스포일러 하는건 내 스타일도 아니거니와 그래선 안되지만, 몇몇 인상깊던 구절들을 가지고 와서 좀 더 책의 리뷰를 풍성히 하고 끝내고자 한다. 

이 책의 스타일, 그리고 문체를 확연히 보여주는 부분이라는 생각에 가지고 와 보았다. 이 책을 설명하기 좋은 부분인데, 이 책은 정말 사소한 곳에서 부터 여러모로 '여성'의 시각에서 보는 것을 이야기한다. 물론 거기에 거부감이 있는 여성분들도 계실 수는 있겠다는 점이 있지만 그래도 이런 담론 자체가 충분히 유의미하다는 생각이다. 사실 상당 부분의 설명은 굳이 '여성'이 아니어도 인간에게 해당될 이야기들이 많긴 하다.

이 책의 스타일이다. 이 책은 책을 정해두고 그 책을 읽어나간 '여성으로서의 저자 본인'의 감정과 독후감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이 책이 흥미롭고 재미있는게 아닌가 싶다. 동시에 저자의 파워가 이 책의 출간을 가능하게 했음이 짐작되는 부분이다.

마지막은 내가 좋아하는 문구이자 박경리 선생님이 나와서 찍어 두었다. 인간의 조악함에 대해, 그리고 박완서 작가님의 멋진 등장까지.

꼭 여성들에게 권하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같이 사는 세상, 어짜피 남자들도 여성들에 대해 '공부'해야 마땅하다고 보니까. (물론 그만큼 남성과 여성 사이에 차이가 크냐 싶기도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차이는 있으니까. 차별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공부는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제시하는 이야기들은, 사실 독서 이야기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혹은 재미있는 토론을 이끌 담론들이 있었다 생각된다. 재미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