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
현기영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4월
평점 :

이번에 읽어 본 책은 현기영 작가의 산문,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 이다.
등단한지 어느덧 42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현기영 작가님, 과연 어떤 분인지를 본 후 이 책에 대한 설명을 해보고자 한다

한국 문학을 이야기 할 때, 역시 이름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분. 4,3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특히 떠오르는 소설가시고. 실제로 아도르노의 '아우슈비츠 이후 서정시를 쓸수 없다 (워딩은 정확치 않다 내 기억에 의존해서...하하)' 라는 말을 비틀어 43사건 이후 서정시를 쓸 수 없다고 말씀하신 것은, 우리나라 소설가로서 역사와 함께 살아 숨쉰다는 증거이리라.
이 책은 2004년 부터 쓰신 산문들을 엮어서 낸 책이다. 그래서 작가의 세월에 대한, 망각에 대한 소회가 많이 들어있는데 연도별이 아닌 뜨문뜨문 들어 있다. 내가 읽고 나서 가장 첫 번째 느낀 것은 '늙음, 노화'를 받아들이는 자세에 대한 그의 관조이다.
늙음을 거부하고 싶은 마음을 그대로 투영해 보기도 하고, 거부해 보기도 하면서 이런 저런 상념들을 한 작가님은, 34번재 산문의 내용처럼 '자연에서' 늙음이란게 순리이자 아름답게 내려앉는 것이란 것을 생각하신 것 같다. 물론 그런 생각으로 나아가는 과정, 그리고 그 생각마저도 끝이시진 않으리라 생각하며 이 책은 그 중간중간의 이야기들을 담담히 담고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는건 스포일러가 되겠지만, 그래도 몇몇 인상적 구절을 찍어두어서 이를 보며 좀 더 설명하고자 한다.

작가님은 밀물과 썰물에서 벌써 전성기와 기력이 낮아지고 더 그러는 예순 이후를 그려낸다. 대부분의 산문의 이야기 풀이 과정중에 자연이 등장하면서 그만의 시각을 독자들이 같이 느낄 수 있게 해준다.

' 죽음 ' 을 특히 더 외면하는 풍조가 우리나라에도 많다고 느껴진다. 이를 짚어주는 책도 많고. 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우리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는 어쩌면 우리가 그만큼 삶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는 거 그리고 사실은 그 애착이 삶을 어그러뜨린단 사실에서 눈을 돌리는 건 아닐까? 메멘토 모리.

문학의 찬밥신세(?)라는 워딩으로 강하게 현재의 사회 풍조와 문학사조를 비판한다. 상당부분 동의가 되면서 이런 시각이 가능하구나 생각했던 부분이다. 우리도 어느샌가 '마케팅' (나는 이러한 영향을 주는 모든 외부의 행위들을 상업에서 오는 마케팅 이라 말하고 싶다'의 노예가 되어버리고 그렇게 자라온 것이 암묵적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뜨끔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노작가의 산문집. 이는 그 깊은 깨달음이 전달되는 방식, 그리고 그 깨달음 자체가 주는 청량함이 들어있다. 그래서 아마 이 책이 더욱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스며들 수 있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