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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도 친구일까? - BIB 출판영예상 ㅣ Dear 그림책
조은영 지음 / 사계절 / 2022년 11월
평점 :
시작이 놀랍다. 선녀와 나무꾼. 그리고 오징어와 튀김. 작가의 상상력은 시작부터 강렬했다. 나무꾼이 썩을 놈이라는 작가의 표현 거침도 없다. (얘들아 귀 닫아^^;)
그 전에 오징어가 갖고있는 그 의미가 참 그렇다. 그 오징어가 이 오징어일까? 솔직히 표지를 보면서 모두가 생각했을 법한데 묘하게 글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이 드는 건 작가의 의도일까 내 해석일까. 참 이 그림책 묘하다.
그런데 놀라움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유는? 내용이 신박하니까. 바른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생각을 바꿔봐’라고 이야기하는 것만 같다.
떡볶이 먹으러 가기 보다는 학원 가야 한다는 친구에게
“난 너처럼 살지 않을 거야. 먹고 싶은 거 다음에. 놀고 싶은 거 다음에. 하고 싶은 것도 다음에. 다음에 언제?”
“다음에도 우리가 떡볶이를 먹으러 가게 될까?”
우와.. 나 역시도 이러한 말에 ‘가자’ 무조건 가자라는 말이 나왔을 것 같다. 십대에 이런 말을 하다니 너무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런 문구 하나하나가 참 몰입감을 가져온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지금도 친구일까?’라는 제목이 무슨 말을 의미하는 지를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친구에게 계속 사라고 했던 친구. 그런 친구가 결국은 남자친구에게는 재빨리 지갑을 여는 친구. 무릎을 탁 쳤다. 아 맞다. 십대였지.
어느덧 십대를 지나온 지도 20년 가까이 되면서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당시는 참 왜 그랬을까. 조그마한 것에도 순수하게 내 마음을 다했다면 그 마음대로 친구도 해 주기를 바래서 일까. 아님 그러한 친구를 찾기 위함일까. 나 역시도 작가처럼 그러한 사람이었는지도 생각하게 되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작가의 이야기에 참 공감이 많이 된다. 예전의 친구들은 잘 살고 있을까. 우리 참 그때 아무 생각없이 잘 지냈지. 참 추억도 많은데. 다시 만나보고 싶은데 그게 참 어렵고 그렇네 그치? 후회보다는 좀더 보고싶음, 나의 십대에 대한 그리움에 가까운 부분이 아닐까.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너희 나이 때가 참 좋을 때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그럼 당연히 답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요.”라고 1초도 안 되어 답이 돌아온다.(뭣도 모르고)
괜히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나의 그리운 십대. 안녕하니? (응답하라~)
장기기억 깊숙이 접어놓은 나의 십대에게. 그리고 나의 친구였던 친구들에게 안부를 전해본다.
“잘 지내지? 우리는 지금도 친구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