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바, 집에 가자 달고나 만화방
도단이 지음 / 사계절 / 202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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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게 뭐야 너무 귀엽잖아?

표지를 보고 냉큼 선택할 만큼 귀여움에 손 쓸 재간이 없었다.


하지만 귀여운건 귀여운거고, 귀엽다고 선택되었다가 버려지는 동물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아니까 마냥 귀여움만 강조한 내용이라면 문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런데 오산이었다. '심바, 집에 가자'는 마냥 귀엽기만한 책이 아니었다. (귀여운건 확실 하지만) 심바와의 이야기는 '공생'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함께하는 기쁨만큼, 나누어야 할 고민들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었다.

가족들의 동의, 역할 분담, 필요한 물건, 감내해야 하는 것, 종에 대한 편견, 건강 정보, 펫티켓, 유기와 차별 문제까지 동물과 함께하기 위해 이해해야 하는 것들이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녹아 있어 좋았다.


몇 몇 장면들은 귀엽고, 몇 몇 장면들은 눈물이 왈칵 차올라 잠시 글 읽기를 멈춰야 했다. 또, 몇 몇 장면들은 우리가 먹고, 입고, 짓기 위해 얼마나 값싸게 동물들을 해치고 있는지 민낯으로 마주해야 했다. 동물과 공생 한다는 것은 인간들의 위선일까.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우리는 어떤 길을 가는 게 맞는 것인지 아이는 묻는다. 눈 가리고 아웅해도 결국 답해야 하는 질문임을 모르지 않는데, 늦었지만 같이 고민하고 개선해야 할 문제인데 어렵게만 느껴진다.

어렷을 적에 동물 몇 마리를 키우고는, 더이상 키우지 않는다. 눈으로만 다른 동물들을 예뻐하고 키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 지 알기 때문에. 아무리 예뻐도 그런 안일한 마음으로 키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평생을 한결같이 보살펴야 하고, 반려 가족으로 여겨야 하며 이별의 슬픔도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두렵고 망설여진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참 고맙다. 아이들에게 동물을 키우는 모습을 미화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문제들을 하나 하나 보여준다. 그만큼 상황과 여건이 맞아야 하고, 충분한 각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마치 이 책과 같다. 귀여운 표지를 보고 골랐지만 안에 담긴 내용은 마냥 몽글몽글하지 않다. 몽글몽글한 순간도 있지만, 쓴맛이 나기도 한다. 함께한다는 건 달달하기만한 일은 아니니까.

책에서만이라도 아이들이 다시 행복해지는 엔딩을 보니 안도가 되었다. 하지만 책을 덮은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제기된 문제들은 결코 달콤하지 않으니까.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뒷 표지의 메시지"오랫동안 함께 지낼 수 있는 이 되어줄게"와 책 제목 "심바, 에 가자"는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집은 단순히 장소가 아닌 오랫동안 함께 하는 마음인 것이다. 

책 속 심바와 미누처럼 모든 동물들이 사랑을 주고 받으며 사람들과 공생한다면 좋겠다. 우리는 지구를 나눠 빌린 셈이니까. 

반려 동물과 함께하는 즐거움 뿐만 아니라 꼭 필요한 지식 정보, 가치 태도까지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사람도, 함께할 준비를 하고 있어도 또 나처럼 제 3자로서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사람에게도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더 많은 심바가 오랫동안 함께 할 누군가를 만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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